[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난감한 표정일 것이다. 2018 러시아 월드컵 유럽지역 예선 조 추첨 통지서를 열어보니 ‘최악’이었다. 또 TV로 월드컵을 봐야 할지 모르는, 이제는 상상하기조차 싫은 일이 또 벌어질지 모르게 됐다.
26일(한국시간) 러시아의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실시한 러시아 월드컵 유럽지역 예선 조 추첨 결과, ‘죽음의 조’가 탄생했다. 네덜란드, 프랑스, 스웨덴, 불가리아, 벨라루스, 룩셈부르크가 A조에 포함됐다.
2014 브라질 월드컵 3위 네덜란드와 8강 프랑스가 당혹스럽겠지만, 가장 비통한 건 스웨덴이다. 이번에도 월드컵 무대를 밟을 수 있을지 걱정만 가득하다.
국제축구연맹(FIFA) 세계랭킹을 근거로 시드를 배정했다. 33위까지 미끄러진 스웨덴은 3번 포트에 분류돼, 강팀과 대결이 불가피했다.
↑ 2018 러시아 월드컵 유럽지역 예선 조 추첨 결과, 네덜란드와 프랑스, 스웨덴이 한 조에 묶였다. 사진(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AFPBBNews = News1 |
스웨덴은 메이저대회 단골손님이다. 하지만 유럽축구선수권대회(이하 유로)에 국한해서다. 2000년 이후 빠짐없이 유로 대회에 참가했고, 유로 2016 예선에서도 G조 2위에 올라있어 본선 진출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월드컵과는 인연이 없다. 2002년과 2006년 연속 16강에 진출한 뒤 세계 최고의 축구 축제에 나가지 못했다.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과 브라질 월드컵에서 예선 통과를 하지 못했다. 죽음의 조에 걸려 가시밭길을 걸어야만 했다.
2010년 대회에서는 덴마크, 포르투갈에 밀렸으며(2위 포르투갈과 승점 차는 2점이었다), 4년 뒤에는 플레이오프까지 올랐으나 호날두(레알 마드리드)에게만 4골을 허용하며 탈락의 쓴맛을 봤다. 그나마 위안거리라면 ‘악연’의 포르투갈을 또 다시 만나지 않았다는 정도. 포르투갈은 바로 옆의 B조에 속했다.
러시아 월드컵 유럽지역 예선은 유로 2016 예선보다 더 험난하다. 유로 2016 예서는 조 2위만 해도 본선 자동 직행(3위는 플레이오프)할 수 있지만, 러시아 월드컵 유럽지역 예선은 조 2위를 해도 탈락할 수 있다.
개최국 러시아가 본선 자동 진출하면서 남은 출전권은 13장. 9개 조의 1위만 본선 자동 진출한다. 조 2위 중 상위 8개국이 플레이오프(2개국씩 홈 앤드 어웨이)를 통과해야 러시아행 비행기를 탈 수 있다. 조 2위 중 가장 성적이 나쁘면 플레이오프조차 나갈 수 없다.
네덜란드와 프랑스가 브라질 월드컵 이후 주춤하다. 그러나 스웨덴으로선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 역대 전적에서 네덜란드전 8승 5무 10패, 프랑스전 5승 5무 9패로 열세다.
12년 만에 월드컵을 꿈꾸는 스웨덴, 일단 러시아로 가는 길은 결코 평탄하지가 않다. 생각보다 훨씬 더.
※2018 러시아 월드컵 유럽지역 예선 조 추첨
A조 : 네덜란드, 프랑스, 스웨덴, 불가리아, 벨라루스, 룩셈부르크
B조 : 포르투갈, 스위스, 헝가리, 페로군도, 라트비아, 안도라
C조 : 독일, 체코, 북아일랜드, 노르웨이, 아제르바이잔, 산마리노
D조 : 웨일즈, 오스트리아, 세르비아, 아일랜드, 몰도바, 조지아
E조 : 루마니아, 덴마크, 폴란드, 몬테네그로, 아르메니아, 카자흐스
F조 : 잉글랜드, 슬로바키아, 스코틀랜드, 슬로베니아, 리투아니아, 몰타
G조 : 스페인, 이탈리아, 알바니아, 이스라엘, 마케도니아, 리히텐슈타인
H조 : 벨기에,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그리스, 에스토니아, 키프로스
I조 : 크로이티아, 아이슬란드, 우크라이나, 터키, 핀란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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