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광주) 이상철 기자] (1일 프로야구 종합)
7월의 첫 날에도 순위 다툼은 치열했다. 숨 막히는 승부의 연속. 그 피 말리는 싸움에 종지부를 찍은 건 황당한 실책이었다. 이날 5경기에서 기록된 실책만 총 14개였다.
삼성은 실책 3개를 범하고도 선두를 지켰다. 넥센과 목동에서 난타전을 벌였는데, 누가 잘 치는 것 못지않게 누가 더 실수했느냐가 포인트였다. 이 경기에서만 실책 6개나 나왔다.
삼성은 10-8로 앞선 9회 임창용이 아웃카운트 1개를 남겨놓고 윤석민에게 충격의 동점 홈런을 맞았다. 그러나 정신 못 차린 삼성을 도와준 건 더 정신 못 차린 넥센이었다.
↑ 넥센은 1일 목동 삼성전에서 실책 퍼레이드를 펼쳤다. 9회 윤석민의 극적인 동점 홈런이 터졌지만 10회 실책 하나가 대량 실점을 초래했다. 사진(목동)=김영구 기자 |
연장에서 3점 차는 컸다. 정규이닝에서 4번의 동점이 펼쳐졌으나, 더 이상의 힘겨루기는 없었다. 임창용은 시즌 세 번째 블로세이브를 했으나 타선의 도움으로 쑥스러운 2승째를 올렸다.
삼성을 바짝 뒤쫓던 NC는 다 잡은 승리를 놓쳤다. 실책으로 흥하는가 싶었으나, 그건 롯데도 마찬가지였다. NC는 1-2로 뒤진 8회 유격수 오승택의 송구 실책으로 김성욱이 살아나가면서 반격의 실마리를 잡았다. 그리고 에릭 테임즈와 이호준의 연속 안타로 3-2 승부를 뒤집었다.
하지만 리드는 오래가지 않았다. 마무리 임창민이 무너졌다. 9회 1사 2루서 안중열에게 동점 적시타 허용으로 시즌 두 번째 블론세이브. 계속된 위기에서 허탈한 수비까지 나왔다. 김대륙을 평범한 내야 땅볼로 유도해 2루주자 안중열을 협살로 몰았으나 유격수 손시헌의 송구가 그라운드 밖으로 아웃. 이 어이없는 실책 탓에 결승 실점. NC는 두산에 밀려 3위로 내려갔다.
NC의 실책은 1개. 가장 중요한 순간에 치명적인 실수였다. 반면, 두산은 실책을 4개나 범하고도 웃었다. 시작하자마자 실책 퍼레이드였다. 그리고 1회와 3회 잇단 실책으로 점수를 퍼주며 경기를 어렵게 끌고 갔다.
하지만 1-3으로 뒤진 3회 데이빈슨 로메로의 동점 홈런이 터진 뒤 흐름이 뒤바뀌었다. 오재원의 타석 때 벤치클리어링까지 벌어졌는데, 결과적으로 두산만 더욱 힘을 냈다. 우규민이 조기 강판된 5회 로메로가 역전 결승타를 치더니 6회 대거 3점을 뽑으며 LG를 KO시켰다.
두산 선발 앤서니 스와잭은 실책 2개로 따가운 눈총을 받기도 했으나, 6이닝 3실점(1자책)으로 미워할 수 없게 만들었다. 3경기 만에 KBO리그 첫 승을 거뒀다.
↑ 두산은 1일 잠실 LG전에서 실책 4개를 기록하고도 화끈한 타격을 앞세워 8-4로 이겼다. 사진(잠실)=곽혜미 기자 |
5이닝 1실점의 임준혁은 ‘독수리 킬러’로 최근 한화전 3연승. 지난 5월 26일 이후 36일 만에 선발 등판에서 4승째(1패)를 거뒀다. 공교롭게 마지막 선발승 제물도 한화였다.
한화는 추격하던 5회 허도환의 스퀴즈 번트가 무위에 그치면서 꼬이더니 결정적인 순간마다 폭투, 실책으로 무너졌다. 그나마 SK가 kt에 덜미를 잡히면서 신경을 써야 할 팀은 2팀이 아닌 1팀이 됐다.
유일하게 실책이 없던 인천 경기에서는 kt가 SK에 고춧가루를 뿌렸다
회. ‘이적생’ 오정복이 영웅이었다. 2타점 적시타로 1사 만루 기회를 살렸다. 이어 이대형의 땅볼로 박기혁이 홈을 밟으며 4-1로 달아났다. 7회 투입된 장시환은 2⅓이닝 1실점으로 막으며 8세이브. kt의 22번째 승리를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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