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폭풍 성장이다. 이제는 No.1 투수다. 누구도 이의를 달기 어렵다. 시쳇말로 KBO리그를 씹어 먹고 있는 양현종(27·KIA)이다.
누구와 비교하기도 어렵다. 그냥 최고다. 양현종은 지난 21일 광주 kt전까지 15경기에 등판해 8승 2패 평균자책점 1.37을 기록했다. 팀 평균자책점 1위(삼성)가 4.12이며 개인 평균자책점 2위(두산의 유희관)가 2.85다. ‘타고투저’ 시대를 홀로 역행 중인 양현종이다.
5월 이후 양현종은 ‘무적’이다. 9경기에 나가 59⅔이닝 6실점(5자책)으로 평균자책점이 0점대(0.75)다. 5승을 쓸어 담으면서 단 1번도 패하지 않았다. 이 페이스면 역대급 투수로 불릴 정도다.
↑ 양현종은 2013년 이후 가장 좋았을 때의 양현종을 넘어섰다. 사진=MK스포츠 DB |
양현종의 시즌 초반 호투는 처음이 아니다. 2013년 이후 해마다 양현종은 가장 빛나던 투수 중 1명이었다.
6월 셋째 주까지 기준으로 양현종은 3시즌 동안 9승-8승-8승을 올렸다. 승수사냥은 큰 차이가 없다. 패전도 1패-4패-2패로 양현종은 3년간 KIA의 가장 믿음직한 필승카드였다. 하지만 타선 및 불펜의 도움을 좀 더 받았다면 양현종은 더 많은 승수를 쌓았을 것이다.
양현종의 성장 잣대는 ‘내용’이다. 2.15-3.51-1.37의 평균자책점만 비교해도 확실히 차이가 난다. 언터처블이었던 2013년의 경우, 구원 등판이 2차례(총 7⅓이닝 무실점) 있었다. 순수 선발 기록만 고려하면, 평균자책점 2.38이었다. 올해보다 1.01이 높다.
2년 뒤가 진짜 언터처블이었다. 양현종은 어느새 공략 불가 투수가 됐다. 양현종은 올해 15경기 가운데 무실점이 7번이었다. 2013년과 2014년 선발 기준 무실점은 각각 1번과 0번이었다. 엄청난 차이다. 이제는 양현종을 상대로 1점을 뽑는 것조차 벅차다.
붕괴라는 표현도 양현종과 어울리지 않다. 최다 실점은 4점. 그 2경기도 모두 6이닝(4월 9일 광주 NC전 6이닝-4월 30일 광주 한화전 6⅔이닝)을 책임졌다. 제구가 흔들려 4사구를 남발하기도 했으나 와르르 무너지지 않았다. 지난해에는 무려 7실점을 한 경우만 2번이었다.
피홈런도 4개. 5월까지 피홈런은 2013년 이후 최다 허용. 지난 2년간은 6월 들어 피홈런이 부쩍 늘었다. 하지만 올해는 5월 17일 광주 두산전에서 4회 오재원에게 홈런을 맞은 뒤 ‘제로’다.
양현종은 분명 성장했다. 한 계단 올라서면서 훌쩍 컸다. 꾸준하다는 게 최대 강점이다. 매번 마운드 오를 때마다 자신감이 넘치면서 공격적인 투구로 타자들을 압도했다. 투구 밸런스는 흔들림이 없다.
이대진 투수코치는 “현재 양현종의 구위, 구종이 으뜸이다. 투구수 조절 능력까지 뛰어나다”라며 “특히 투구 밸런스가 매우 좋다. 스스로 그 감을 잊지 않으려 노력을 많이 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좋지 않을 때마다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 많았다. 하지만 이제는 스스로 어떻게 해야 할지를 잘 알고 있다”라고 양현종의 성장을 평했다.
※2013년 이후 양현종의 6월 셋째 주까지 성적
2013년 | 13경기(구원2) | 9승 1패 ERA 2.15 | 무실점 1번
2014년 | 14경기 | 8승 4패 ERA 3.51 | 무실점 0번
2015년 | 15경기 | 8승 2패 ERA 1.37 | 무실점 7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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