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랜드 하얏트 서울 ‘퓨어룸’ |
솔깃하다. 가뜩이나 메르스 바이러스 때문에 걱정이 태산인데. 바로 달려갔다. 요즘 ‘메르스 특수’를 누린다는 놀라운 곳. 특급호텔들이 은밀하게 선보인 ‘퓨어룸(Pure Room)’이다. 미세먼지, 바이러스 제거율 98%. 유일한 청정지대인 셈이다. 쉿. 그러니 소문내지 말자. 매경 독자들만 가자. 붐비니깐.
◇ ‘바이러스 청정지대’ 퓨어층…남산 그랜드 하얏트
꿀꺽. 침이 넘어갔다. 서울 남산 그랜드하얏트 호텔 12층. 땡. 스르륵. 엘리베이터가 열린다. 잠깐, 심호흡. “와”,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상큼한 박하 사탕 하나를 혀끝에 올려놓은 느낌. 세균전에도 끄떡 없다는 퓨어룸 38개가 포진하고 있는 퓨어층이다. 여기가 요즘 난리다. 홍보 한번 한적 없는데, 청정지대로 입소문을 타면서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유일하게 부킹, 힘든 곳으로 통한다. 주말 예약은 이미 만실.
층 전체를 퓨어룸으로 배치한 건 특별 관리를 위해서다. 아예 몰아 놓고 층 전체 공기를 따로 관리하니 독립적으로 쾌적한 환경이 유지된다.
함께 간 김영옥 홍보팀 과장이 문을 열어준다. 방안의 느낌, 역시나 쾌적 그 자체다. 단순히 공기청정기 한 개 달랑 가져다 놓고, 시트 커버, 항균으로 적당히 바꿔 놓은 게 아니다. 마치 바이러스와의 전쟁을 선언한 듯 비장한 느낌이다. 우선 7단계의 정화 작업. 이걸 퓨어 프로세스라 부른다. 공기 중의 미세먼지, 박테리아, 바이러스 등 오염 물질을 최대 98%까지 잡아낸다.
벽면과 바닥의 패브릭도 놓치지 않는다. 투숙객의 몸과 접촉이 가능한 모든 표면에 ‘살균 코팅’을 해 둔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는 김 과장의 귀띔. 뭐가 더 있길래. 아, 있다. ‘방어막’ 작업. 전문 용어로는 퓨어 실드라고 한다. 살균 처리된 객실 모든 표면에 거듭 생겨날지 모르는 알레르기 항원의 서식과 증식을 차단하기 위한 과정이다.
당연히 방 안 매트리스와 베개 커버, ‘항균용’이다. 먼지 하나, 터럭 한올까지도 기어이 잡아내겠다는 호텔 측의 열정이다. 여기에 방점을 찍는 퓨어의 최고봉 공기 청정기. 미국 FDA 공인을 받은 의료기기 등급의 기기다. 대당 가격만 200만원. 더 놀라운 건 이 청정기, 군사용이라는 거다. 세균전쟁을 염두에 둔 미국 정부가 군사 방어 목적으로 개발한 제품이다. 미 국방부의 의뢰로 8명의 과학자가 12년 동안 연구한 끝에 만들었고, 2000년대 중반까지는 백악관, 나사(NASA) 등 정부기관에서만 제한적으로 사용해 왔다는 거다.
이것만 해도 메르스, 화들짝 놀라 달아날텐데, 놀라운 건 더 있다. 6개월마다 이뤄지는 ‘퓨어 객실 인증제’다. 반년 단위로 방안 항균 세팅을 다시해 인증서를 받는다. 이 인증서는 방안 데스크 위에 떡하니 올려져 있다. 그래, 이젠 반격이다. 다 죽었다, 메르스.
▶ 퓨어룸 100배 즐기는 Tip = ‘북한 특수부대 출신’ 미세먼지가 와도 뚫리지 않을 것 같은 이 방, 가격도 착하다. 일반 방값에 3만원만 추가하면 된다. 6월말까지 ‘Eat, Swim And Love’패키지가 있으니 방만 퓨어룸으로 교체하면 된다. seoul.grand.hyatt.kr (02)797 1234
◇ ‘유기농 룸’… 쉐라톤 그랜드 워커힐 프레쉬 룸
세상에. 별 게 다 유기농이다. 이건 방 전체가 ‘유기농’이다. 정확한 이름은 ‘프레쉬(fresh)’ 컨셉트룸. 위치도 유기농이다. 강동구 아차산 자락의 쉐라톤 그랜드 워커힐 호텔에서도 ‘숲 속의 별장’으로 통하는 더글러스 하우스.
워커힐 호텔은 아예 친환경 유기농 룸 ‘프레쉬’를 이용할 수 있게 ‘프레쉬 저니(Fresh Journey)’ 패키지를 선보이고 있다. 어떤 바이러스, 아니 세균도 침투할 수 없을 것 같은 웰컴 드링크부터 볼까. 객실 숙박을 하게 되면 일단 친환경 주스가 나온다. 여기에 들어가는 재료는 놀랍게도 미나리, 케일, 방풍, 샐러리, 사과 등 10종 이상의 신선한 재료. 아예 세상에 묻은 독을 다 빼 내라는 ‘디톡스’ 웰컴 드링크다.
이걸로 1차 정화. 2차 정화는 룸 ‘웰빙 조식’이 맡는다. 식단을 잠깐 볼까. 빵도 그냥 모닝빵이 아니다. 유기농 곡물을 섞어서 정성껏 구워낸 곡물 빵. 심지어 우유도 저지방이다. 아, 기력을 돋구기 위한 전복죽은 어떤가. 샐러드도 ‘친환경’. 석류 드레싱까지 신경을 쓴 흔적이 역력하다. 아, 그리고 감동을 할 수 밖에 없는 계란요리. 이 계란도 범상치 않다. 무항생제 유정란이다. 원하는 타입을 미리 말해주면 이 무항생제 유정란이 스크램블, 오믈렛으로 순식간에 변신을 한 뒤 그릇에 담겨져 나타난다. 압권은 주스. 당근, 그것도 역시나 유기농이다.
몸 디톡스 뿐만이 아니다. 객실 전체가 유기농 급. 휴식과 건강을 고려해 이 객실 만큼은 친환경 마감재에 항균 벽지, 피톤치드 편백나무 타일을 사용하고 있다. 공기 청정기 역시 독일산 명품 나노드론 공기 청정기가 놓인다. 여기에 한 술 더 뜨는 것은 스웨덴산 아크비아 탄산수 제조기. 그러니, 누워만 있어도 절로 힐링이 될 수 밖에 없다. 잊을 뻔 했다. 특별한 유기농(?) 혜택. 스마트한 라이프 & 바디 케어를 위한 ‘스마트 밴드 by SK텔레콤(6만9000원 상당)’을 객실 당 1개, 한정 수량으로 준다. 이 밴드, 이게 또 괜찮다. 운동 목표를 자동으로 조정해 주는 라이프케어 기능은 기본.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기능까지 갖췄으니, 그야말로 손목에 달린 ‘유기농’ 비서다. 뭐니뭐니 해도, 힐링엔 운동이 빠질 수 없는 법. 미리 전화로 예약만 하면 ‘유기
▶ 유기농 룸 100배 즐기는 Tip = ‘프레쉬 저니’ 패키지를 활용하면 저렴하게 묵을 수 있다. 1박(2인 기준)당 26만6000원부터. www.sheratonwalkerhill.co.kr. (02)2022-0000
[신익수 여행·레저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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