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한화’가 극적인 연장 끝내기승을 기록했다.
지난 17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에서 6-6 동점이던 연장 10회 말 강경학의 밀어내기로 7-6 끝내기 승을 거뒀다.
이날 경기에서 한화 김성근 감독은 연장전 돌입 직전인 9회말 2사 만루의 승부처에서 투수 권혁을 타석에 세워 야구팬들을 열광케 했다.
김성근 감독은 9회 초 수비에서 좌익수였던 송주호를 우익수로 이동시켰고 지명타자 최진행을 좌익수로 내보내 야수를 모두 사용하고 말았다. 자연히 지명타자가 없어지면서 투수 권혁이 2번 타자로 나온 것이다.
9회 말 2사 만루의 끝내기 찬스에 타석에 선 권혁은 넥센 손승락을 상대로 풀카운트 접전을 벌였지만 7구에 삼진을 당하고 말았다.
권혁은 비록 결승타가 아닌 삼진으로 물러나 연장전에 돌입했지만 헬멧과 배트를 든 권혁의 모습에 한화 팬들은 열광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한화는 투수가 타석에 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5월 들어서 벌써 두 번째다.
↑ 타석에서 헛스윙하고 있는 투수 권혁과 박정진. |
지난 5월 1일 롯데전에서도 투수 박정진이 타석에 들어섰다.
당시에도 지명타자 최진행이 좌익수를 맡게 되면서 박정진이 9번 타자로 타석에 섰다.
박정진은 유격수 앞 땅볼을 치며 1루까지 전력질주 했으나 아웃되고 말았다.
하지만 7-5로 앞선 상황이었기에 박정진에게 부담되는 상황은 아니었다.
여기서 재미있는 것은 필승조인 권혁과 박정진이 타자로 나와 아웃을 당하면 그 경기에서 반드시 승리했다는 것이다.
이렇듯 김성근 감독은 볼거리 많은 야구로 한화 팬들을 연일 열광케 하고 있다.
야구팬들의 입장에서는 입장료가 전혀 아깝지 않은, 아니 돈 주고도 못 볼 진풍경을 볼 수 있었으니 여간 즐거운 일이 아닐 수 없다.
↑ 지난 17일 넥센전에서 투수 권혁이 2번 타자로 타석에 들어섰다. |
↑ 넥센 손승락의 빠른 투구에 헛스윙도 해보고... |
↑ 파울타구까지 치며 손승락을 괴롭히며 풀카운트 접전을 벌인 권혁. |
↑ 결국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자신의 임무를 충실히 완수했다. |
↑ 지난 5월 1일 롯데전에서 투수 박정진 역시 타석에 섰다. |
↑ 유격수 앞 땅볼을 치고 1루를 향해 전력질주 했지만 결과는 아웃. 사실 김성근 감독은 당시 박정진에게 타석에 그냥 서 있으라고 지시했었다. |
↑ 고교 졸업 후 처음 배트를 든 필승조 권혁과 박정진. 비록 삼진과 범타로 아웃을 당하긴 했지만 팬들을 열광시키기에는 전혀 부족함이 없었다. |
[매경닷컴 MK스포츠(대전)=김영구 기자 / photo@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