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승을 올리는 데까지 4년이 걸렸다.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의 우완투수 김동준이 감격적인 데뷔 첫승을 올렸다. 더구나 승리가 단순히 운으로 얻어진 게 아니었다. 팀이 1점 차로 뒤진 긴박한 상황에서 상대 흐름을 끊는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넥센은 지난 5일 목동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6회 역전에 성공하며 9-4 승리를 거뒀다. 넥센은 삼성의 5연승을 저지하며 4연승 행진으로 단독 3위를 수성했다. 시즌 전적은 17승12패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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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한현희가 선발로 전환한 넥센 불펜에서 김동준은 든든한 새 얼굴로 떠올랐다. 당초 상무에서 전역한 김정훈이 필승조 역할을 해 줄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시범경기 때부터 밸런스가 무너져, 화성으로 내려갔다. 김영민이 잘 던져주고 있지만, 김동준까지 가세하면서 탄탄한 필승조의 위상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김동준은 구위로 윽박지르는 스타일은 아니다. 염경엽 감독도 “컨트롤 피처”라며 제구를 바탕으로 피칭을 하는 투수라고 설명했다. 부경고를 졸업하고 2012년 9라운드 전체 79순위로 넥센에 지명된 김동준은 별 다른 기록 없이 2군에 머물러왔다. 속구 최고구속도 130km 후반대였다. 2013년 신고선수로 전환됐다. 그러나 130km대 후반에 머물던 직구 구속을 145ㅏㅡ까지 끌어올리면서 전환점을 맞았다. 지난해 6월 다시 정식 선수로 재등록된 김동준은 1군 5경기에 출전, 6이닝 6피안타 4실점, 평균자책점 6.00을 기록했다.
올해 '성장이 필요하지만 1군에서 뛸 수 있는 전력'으로 분류된 김동준은 시속 140km대 초중반의 속구와 130km대 슬라이더로 1군 타자와 상대하며, 6경기에서 12이닝을 던지며 첫승과 함께 8피안타 3실
경기 후 김동준은 "1승이라는 기록이 생겨서 정말 기분 좋다"며 "당연히 프로 첫 승을 거두는 순간을 그려왔는데 그 첫 승을 달성하니 정말 좋다"고 기뻐했다. 이어 "자꾸 등판하다 보니 공을 던지는 감도 좋아진다"며 "앞으로 등판할 때마다 자신 있게 던지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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