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유서근 기자] 프로배구 창단 후 처음으로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현대캐피탈 김호철 감독이 성적 부진에 대한 챔임을 지고 자진 사퇴했다.
현대캐피탈은 “김호철 감독이 팀 성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감독직에서 자진 사임했다”고 23일 밝혔다.
김호철 감독은 “배구 명문팀인 현대캐피탈의 성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통감한다”며 “감독으로 책임을 지는 게 당연하다”고 물러나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 올 시즌 성적 부진으로 이유로 자진 사퇴한 프로배구 현대캐피탈의 김호철 감독. 사진=MK스포츠 DB |
현대캐피탈은 올 시즌 15승 21패라는 성적을 내면서 정규리그 5위에 그치면서 2005년 프로 출범 이후 처음으로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삼성화재 신치용 감독과 함께 양대 산맥으로 불렸던 김 감독으로서는 자존심에 큰 상처를 받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현대캐피탈은 빼어난 명장 김호철 감독도 막을 수 없는 불운을 여러 차례 겪었다.
1년의 계약 기간이 남은 용병 리베르만 아가메즈(콜롬비아)가 무릎 부상에 신음하다가 2라운드 도중 팀을 떠났다.
대체카드로 프랑스 대표팀 출신 케빈 르루를 급히 데려왔지만 별다른 활약을 하지 못한 채 시즌을 마감했다.
여기에 지난해 12월 말 분위기 쇄신을 위해 트레이드를 시도했다가 한국배구연맹(KOVO) 규정에 발목이 잡혀 실패했다. 현대캐피탈은 세터 권영민과 레프트 박주형, 한국전력의 레프트 서재덕이 포함된 2대1 트레이드를 단행하려했다.
하지만 ‘국내 구단간 선수임대차 및 원소속 구단으로의 복귀는 정규리그(포스트시즌 포함) 기간 중에는 할 수 없다’는 KOVO 선수등록규정 제12조 2항에 따라 트레이드 자체가 무산됐다.
설상가상으로 결국 팀워크에 금이 갔고, 선수들의 사기에 악영향을 끼쳤다. 이런 탓에 현대캐피탈은 2005년 V리그 출범 이후 처음으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했고, 결국 김호철 감독의 사임으로 이어졌다.
현역 시절 ‘컴퓨터 세터’로 불렸던 김 감독은 2004년부터 2010-2011시즌까지 현대캐피탈의 사령탑을 맡았다가 2012-2013시즌 잠시 러시앤캐시 지휘봉을 잡았다.
잠시 외도를 한 김 감독은 2013-2014시즌 다시 현대캐피탈로 돌아와 성적 부진으로 고민중인 팀을 챔피언결정전에 올린 바 있다.
김 감독은 “팀의 성적 부진에 대해 통감하며 감독으로서 모든 책임을 지고 스스로 사임하는 것이 도리
그러면서도 “현대캐피탈이 최고의 구단으로 거듭나길 기원한다”며 떠나는 순간에도 현대캐피탈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한편, 김호철 감독은 당분간 일선에서 물러나 휴식을 취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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