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광주) 이상철 기자] 손가락 부상에도 등판을 자청했으나 그 의지가 꼭 긍정적인 결과로 이어지는 건 아니다.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의 외국인투수 필립 험버, 그의 국내 첫 등판 무대는 혹독했다.
험버는 15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시범경기에 4회 등판해, 1이닝 2피안타(1홈런) 1사구 1실점을 기록했다.
약 1달 만에 등판이었다. 지난달 19일 요코하마 DeNA와의 연습경기에서 첫 타자의 타구에 오른 팔꿈치를 맞아 ‘개점휴업’ 상태였다. 타박상으로 심각하진 않았으나 다시 마운드에 오르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액땜으로 여겼다. 그런데 그 불운은 험버를 떠나지 않았다.
KIA는 15일 LG전에 선발 양현종의 뒤를 이어 험버, 윤석민을 차례로 등판시킬 계획이었다. 양현종보다 국내 무대에서 첫 투구를 하는 험버와 윤석민에 대한 관심이 더 컸다.
↑ KIA 타이거즈의 필립 험버가 15일 열린 LG 트윈스와의 프로야구 KBO리그 시범경기에 4회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사진(광주)=천정환 기자 |
그러나 험버에겐 혹독한 첫 등판이었다. 첫 타자 이병규(7번)를 상대로 볼 카운트 1B 2S서 144km 직구를 던졌다가 좌월 홈런을 얻어맞았다. 공이 높았다.
최승준과 김용의를 범타로 처리하며 이닝을 잘 마치는가 싶었다. 그러나 정의윤에게 우전안타를 내주더니 최경철을 몸에 맞는 볼로 출루시켰다. 2사 이후
온전치 않은 손가락이었다. 제 실력을 보여주긴 어려웠다. 험버는 거의 직구로만 LG 타자와 승부했다. 변화구는 딱 1개(커터)였다. 19개의 공을 던졌으며 볼이 8개였다. 의욕은 넘쳤지만 아쉬움이 더 크게 남은 첫 등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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