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한 경기에서 이렇게 다를 수가 있을까. 전반 45분 동안 거의 완벽하게 경기를 지배했던 아우크스부르크지만 후반 45분은 절망스러웠다. 2골 차 리드를 지키지 못하면서 연승 행진도 3경기에서 멈췄다. 3위 싸움에서 치고 나갈 수 있었던 절호의 기회도 놓쳤다. 그런데 그 빌미가 된 게 지동원의 파울 하나였다.
지동원은 의욕이 넘쳤다. 동료와 호흡을 맞춰가려는 플레이도 눈에 띄었다. 그리고 분명 경기를 뛸수록 조금씩 좋아졌다. 출전시간도 점점 늘었다. 아우크스부르크 이적 후 첫 풀타임이었다. 그렇지만 만족감보다 아쉬움이 더 컸다.
보다 동료와의 유기적인 연계 플레이가 필요한 데다 불필요한 파울이 해를 끼칠 수도 있다. 지동원으로선 쓴 약을 마신 프랑크푸르트전이었다.
최전방 공격수로 출전한 지동원은 베르너, 알틴톱과 함께 아우크스부르크의 공격을 이끌었다. 부지런히 뛰었다. 활동 반경도 넓었다. 상당히 적극적인 플레이였다. 공격이 펼쳐질 때마다 지동원은 페널티 에어리어 안에서 좋은 위치를 선점했다.
↑ 9일(한국시간) 열린 2014-15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아우크스부르크-프랑크푸르트전은 전반 46분 지동원의 파울이 승부의 흐름을 바꿨다. 사진=AFPBBNews=News1 |
골, 도움은 없으나 그래도 이타적이고 헌신적인 플레이는 눈에 띄었다. 다만 수비 하나가 아쉬웠다. 지동원은 전반 종료 직전 수비에 가담해 프랑크푸르트 공격을 차단하려 했지만 진로 방해로 파울을 범했다. 프랑크푸르트의 마지막 공격이었는데 그 프리킥을 살려 아이그너가 만회골을 넣었다.
이 골이 이날 경기의 포인트였다. 아이그너의 골이 터지기 전까지 아우크스부르크가 일방적으로 밀어붙였다. 골키퍼 트랩의 선방이 없었다면 1,2골까지 더 허용할 수 있었다. 그렇게 죽어가던 프랑크푸르트의 기를 살려준 골이었다.
후반 들어 경기 양상은 180도 달라졌다. 프랑크푸르트의 경기력이 살아나면서 아우크스부르크 수비를 위협했다. 방향을 가리지 않는 공세에 흔들렸다. 위험천만하던 아우크스부르크는 결국 후반 25분 치명적인 패스
승리했을 경우, 4연승과 함께 3위까지 점프 가능했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출전 꿈에 한 발 더 다가설 수 있었는데 그 기회를 놓쳤다. 전반 종료 직전 실점이 뼈아팠다. 누구보다 지동원의 아쉬움이 컸을 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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