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아시안컵 전승 8강행, 1골이면 충분했다. 한국과 이란은 꽤 비슷한 길을 걸었다.
저득점과 무실점이 공통점이다. 8강 진출을 확정한 6개국 가운데 무실점을 기록한 건 한국과 이란 밖에 없다(일본이 20일 요르단을 상대로 무실점을 할 경우 3개국으로 늘어난다). 한국은 오만, 쿠웨이트, 호주를 차례로 상대해 270분 동안 1골도 허용하지 않았다. 이란 역시 바레인, 카타르, UAE 등 중동국가만 만나 철벽수비를 자랑했다.
실점 못지않게 득점도 적었다. 8강 진출 티켓을 획득한 6개국 가운데 최소 득점 1,2위다(D조의 이라크가 1득점에 그치고 있지만 조별리그 마지막 상대가 9실점의 팔레스타인이라 최소 득점 순위는 크게 바뀌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한국은 3골, 이란은 4골을 기록했다. 한국과 이란이 치른 6경기 가운데 5경기 스코어가 1-0이었다. 1골로 승부가 갈렸고, 그 1골이면 됐다는 것이다.
↑ 조별리그 3경기 연속 1-0 승리를 거둔 한국은 최소 득점으로 아시안컵 8강에 진출했다. 사진=AFPBBNews=News1 |
저득점-무실점이라는 특징은 아시안컵 이전부터 드러났다. 한국은 4경기 연속, 이란은 5경기 연속 무실점 승리 중이다. 단, 화끈한 골 잔치는 없었다.
지난해 11월 이후 치른 A매치에서 한국은 6득점 1실점으로 5승 1패를 기록했다. 사우디아라비아를 상대로만 2골을 넣었다. 두 번째 골도 종료 직전에 터졌다. 유일하게 실점한 건 이란 원정(0-1 패)이었다.
이란은 총 5경기를 가졌는데 1실점도 하지 않았다. 진정한 ‘늪 축구’다. 그렇지만 득점은 6골에 그쳤고, 1-0 스코어가 무려 4번이었다. 바레인과의 아시안컵 조별리그 첫 경기(2-0)가 오랜만에 멀티득점을 한 것이었다.
한국과 이란은 ‘한방’과 ‘선방’으로 한 계단씩 올랐다. 그들 앞에서 기록은 절대적이지 않았다. 그런데 그 기록 앞에서 아주 똑같진 않았다. 약간은 달랐다.
한국은 이란보다 좀 더 주도적이었고 공격적이었다. 한국이 조별리그 3경기에서 슈팅 및 점유율에서 밀린 건 호주전 밖에 없다. 패스 및 패스 성공률에서 뒤진 것도 호주전뿐이다. 크로스(68개) 및 유효슈팅(13개) 허용이 많았음에도 골키퍼 김진현(세레소 오사카)을 중심으로 견고한 수비를 자랑했다.
다만 세밀함은 떨어졌다. 전체 슈팅 35개 중 골문 안으로 향한 유효슈팅은 10개(28.6%)에 그쳤다. 쿠웨이트전과 호주전에서는 4개에 불과했다.
↑ 이란은 한국과 함께 무실점 전승으로 아시안컵 8강에 진출했다. 2014 브라질월드컵 이후 A매치 5경기 연속 무실점이다. 사진=AFPBBNews=News1 |
공격에선 상당히 실리를 추구했다. 점유율에서 크게 밀리고도 슈팅(총 43개)은 더 많이 했다. 상대보다 슈팅이 적은 경기는 없었다. 크로스 공격 비중이 상당히 많았는데 65개나 됐다. 경기당 15개 내외(총 44개)였던 한국과는 차이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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