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창원) 서민교 기자] 오랜 기다림의 결실이었다. LG 트윈스 외국인 타자 브래드 스나이더가 ‘가을 사나이’로 응답했다. 바뀐 것은 배트가 아닌 콘텍트 렌즈뿐이었다.
스나이더는 19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2014 프로야구 NC 다이노스와의 준플레이오프(준PO) 1차전에서 6번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맹타를 휘둘렀다. 4타수 3안타 1볼넷 1타점 1득점. 양상문 LG 감독이 그토록 기다리던 스나이더의 부활은 가장 결정적인 순간에 이뤄졌다.
양 감독은 지난 18일 열린 미디어데이서 포스트시즌(PS)에 미쳤으면 하는 선수로 스나이더를 지목했다. 양 감독은 “마산구장이 좁기 때문에 스나이더가 이병규(7번)처럼 홈런 2~3개를 쳐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타격감이 올라온 스나이더에 대한 무한 기대감이었다.
↑ 19일 오후 경남 창원 마산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14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NC 다이노스와 LG 트윈스의 경기, 3회초 2사 3루 LG 김용의의 안타에 득점을 올린 3루주자 스나이더가 동료들과 기쁨을 나누며 미소 짓고 있다. 스나이더는 양상문 감독이 준플레이오프 키플레이어로 뽑았다. 사진(창원)=한희재 기자 |
정말 렌즈를 바꾼 탓일까. 스나이더는 이날 맹타를 휘두르며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첫 타석부터 NC 선발 이재학의 공을 강타했으나 라인드라이브로 우익수 뜬공이 됐다.
이후 스나이더는 감을 잡았다. 6-1인 3회 2사 주자가 없는 상황서 바뀐 투수 태드 웨버의 2S 이후 3구째를 잡아당겨 우전안타를 때려냈다. 한국 무대 첫 PS 안타 신고. 스나이더는 김용의 타석 때 2루 도루를 성공하며 상대 실책을 유발해 3루까지 진루했다. 이어 김용의의 우전 적시타로 7-1로 달아나는 추가 득점까지 올렸다.
스나이더의 방망이는 쉬지 않았다. 8-1인 5회 1사 1루 찬스서 우전안타를 때려내 멀티히트에 성공했다. 상대 우익수가 공을 흘리는 사이 2루까지 진루하는 센스 있는 주루플레이를 선보이기도 했다. 7회 2사 2루 찬스서 나선 네 번째 타석에서는 볼넷으로 걸어 나갔다. 후속타자 불발로 득점을 만들진
LG는 이날 장단 16안타(2홈런)를 몰아치며 NC를 13-4로 제압하고 먼저 웃었다. 홈런은 없었으나 완전히 부활한 스나이더의 미친 존재감이 반갑기만 한 LG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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