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창원) 서민교 기자] 이런 복덩이가 없다. LG 트윈스 안방마님 최경철(34)이 생애 첫 포스트시즌(PS) 아치를 그렸다. 그것도 생애 첫 PS 첫 타석에서 넘긴 결정적 스리런 홈런이었다.
최경철은 19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2014 프로야구 NC 다이노스와의 준플레이오프(준PO) 1차전에서 8번 포수로 선발 출전했다.
최경철로서는 감격적인 날이었다. 지난해 PS 무대를 밟지 못했던 최경철은 2005년 SK 와이번스 시절 한 차례 PS 출전 경험이 있다. 그러나 대수비로 나갔을 뿐 타석에 들어서진 못했다.
↑ 19일 오후 경남 창원 마산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14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NC 다이노스와 LG 트윈스의 경기, 1회초 2사 1, 2루 NC 웨버를 상대로 스리런 홈런을 날린 LG 최경철이 손을 번쩍 들며 기뻐하고 있다. 사진(창원)=한희재 기자 |
마스크를 쓰고도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안정적인 리드에 도루 저지 능력까지 두루 갖춰 불안했던 LG 안방의 지킴이로 자리를 잡았다. 올해 생애 첫 올스타에 뽑히는 등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지난해 LG 유니폼을 갈아입은 말 그대로 굴러온 복덩이였다.
최경철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올스타전이 설렘이었다면 지금은 긴장”이라면서도 “그래도 시즌 막판 10경기가 지금껏 야구를 하면서 가장 힘들었기 때문에 오히려 포스트시즌이 긴장이 덜 된다”고 여유 있는 모습을 보였다. 또 과거 SK 시절 포스트시즌 경험을 떠올리며 “그땐 늘어진 경기에 나와서…”라며 별 감흥 없는 회상을 하기도 했다.
그런 최경철이 또 한 번 대형 사고를 쳤다. 3-0인 1회초 2사 1, 2루 찬스서 NC의 바뀐 투수 태드 웨버를 상대로 2B 이후 3구째 구속 142㎞ 직구를 노려 좌측 담장을 훌쩍 넘기는 3점 홈런(비거리 115m)을 터뜨렸다. LG가 1회부터 6-0으로 크게 리드를 잡는 결정적 한 방이었다.
생애 첫 PS 타석에서 PS 첫 홈런을 기록한 최경철은 타구가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순간까지 시선을 떼지 못하다가 홈런을 확인하고 두 손을 번쩍 들어 감격했다.
최경철은 수비에서도 완벽했다. 이날 경기 직전 최경철은 “지금껏 류제국은 안타를 많이 맞아도 승리를 거뒀다. 팀을 상대로는 자신이 있는 것”이라며 “오늘은 안타를 맞지 않도록 하면서 최소 실점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말 그대로였다. 최경철은 선발투수 류제국이 헤드샷 퇴장을 당한 뒤에도 안정적으로 리드했고, NC의 발도 효과적으로 묶으며 실점을 최소화했다. 최경철은 이날 3타수 1안타(1홈런) 1사구 3타점 2득점으로 최고의 경기를 펼쳤다.
LG는 이날 최경철의 스리런포가 터진 1회 대량 6득점에 이어 5회 박용택의 쐐기포, 8회 5득점을 더해 3실책으로 스스로 무너진 NC를 13-4로 꺾고 먼저 웃었다. 준PO 1차전 승리 팀이 PO에 오를 확률인 83%(19/23회)의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
↑ 19일 창원 마산야구장에서 벌어진 2014 프로야구 준PO 1차전 LG 트윈스와 NC 다이노스의 경기 1회 초 2사 1,2루에서 LG 최경철이 NC 웨버를 상대로 3점 홈런을 친 후 양 팔을 벌려 세레머니를 하며 베이스를 돌고 있다. 사진(창원)=김재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