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마산) 서민교 기자] 양상문(53‧LG 트윈스) 감독이 마술을 부렸다. 시즌 도중 꼴찌였던 팀을 맡아 4위까지 끌어올려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이라는 드라마틱한 기적을 만들었다. 치밀한 계산으로 현재가 아닌 미래를 그렸다. 그래서 ‘양상문 매직’이다.
“작년보다 더 큰 감격이다.” 백순길 LG 단장은 지난 1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LG가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짓는 순간 주체하기 힘든 감격을 억눌렀다. 지난해 김기태 전 감독과 함께 11년만의 가을야구에 감격해 눈물을 쏟았던 백 단장의 눈은 그라운드 위에 홀로 남아 방송인터뷰를 하고 있는 양상문 감독을 향해 있었다.
↑ 지난 17일 오후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14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와 LG 트윈스의 경기, 4강에 진출한 LG 양상문 감독이 팬들을 향해 손 흔들고 있다. 사진=한희재 기자 |
양 감독은 팀을 맡고 안정화 작업에 들어갔다. 서두르지 않았다. 선수들이 부담을 느끼지 않도록 항상 여유 있는 태도를 일관했다. 침착했고 말을 아꼈다. 세리머니도 없었다. 뚝심으로 밀어붙이면서도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선수단을 정비했다.
유망주들에게 기회를 주면서 베테랑 선수들을 믿고 썼다. 공부하는 지도자인 양 감독의 치밀한 노력이 있었다. 1군 뿐 아니라 2군도 꾸준히 관심을 두고 관찰했다. 양 감독은 “한 계단씩 오르겠다”던 말 그대로 승수를 쌓았고, 순위를 서서히 올렸다.
LG의 가을야구는 실제로 두둑한 보너스다. 올 시즌 중반 성적에 대한 욕심을 버리면서 유망주들을 장기 육성하기 위한 실험적인 프로젝트를 실행했다. 투‧타의 미래를 위해 아낌없이 투자했다. 현실적 접근이었다. 그리고 덤으로 가을야구의 꿈을 현실로 만들었다.
‘양상문 매직’은 아직 완성품은 아니다. 포스트시즌도 단지 도전하는 무대다. 4강 턱걸이로 올랐을 뿐이다. 하지만 NC 다이노스와 넥센 히어로즈, 삼성 라이온즈가 모두 경
올해 정규시즌을 끝으로 5개 구단의 감독 자리에는 칼바람이 불고 있다. 이미 김시진 롯데 감독이 사퇴했다. 사실상 성적 부진에 대한 구단의 압박을 이겨내지 못한 경질이다. 그러나 ‘양상문 매직’은 이제 시작이다. 양 감독이 노리고 있는 ‘LG의 완성’은 앞으로 5년 그 이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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