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인천) 서민교 기자] 아시안게임 ‘노골드의 영웅들’이 결국 해냈다. 이번 대회를 끝으로 국가대표 은퇴를 선언한 이미선(35)‧변연하(34)‧신정자(34)가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올라 금빛 눈물로 물들였다.
한국 여자농구가 20년 만에 아시안게임 금메달 쾌거를 이뤄냈다. 베테랑들이 마지막 결승전서 맹활약하며 중국을 무너뜨렸다. 1994년 히로시마대회 이후 끊겼던 아시안게임 금메달의 한을 풀었다.
↑ 한국 여자농구가 20년 만의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유종의 미를 거둔 맏언니 이미선도 이번 대회를 끝으로 대표팀 은퇴를 선언했다. 사진(인천)=서민교 기자 |
이번 대표팀의 중심에는 베테랑들이 있었다. 중국과 3쿼터까지 접전을 벌였다. 한국은 54-52로 근소하게 앞선 채 마지막 4쿼터에 들어갔다. 초반 분위기를 가져오는 것이 중요했다.
대표팀 맏언니 이미선이 먼저 나섰다. 이미선은 중국 가드진을 압박했다. 골밑에서도 있었다. 몸을 던져 리바운드 경합을 벌였고, 중국 센터의 공도 가로챘다. 결정적 스틸 3개와 리바운드 5개. 모두 한국의 극적인 승리와 연결됐다.
변연하와 신정자도 역시 승부처에서 강했다. 변연하는 이번 대회서 극도로 부진했다. 마음의 부담이 컸다. 신정자도 몸이 무거웠다. 그러나 금메달이 걸린 결승전은 달랐다.
변연하는 경기 시작과 함께 그동안 침묵하던 3점슛을 터뜨린 뒤 승부처마다 3점슛 3개를 폭발시켰고, 화려한 개인기로 돌파해 레이업을 성공시켰다. 신정자도 중국의 장신 숲을 자신감 넘치게 흔들었다. 1대1 포스트업은 한 수 위. 상대 센터를 끌어내 과감한 돌파로 득점을 연거푸 올렸다. 코트에도 수없이 뒹굴었다.
4쿼터 막판 쐐기 득점도 변연하와 신정자의 손끝에서 나왔다. 이날 변연하는 16점, 신정자는 14점 5리바운드로 팀을 이끌었다.
이미선은 1999년부터 16년째, 변연하는 2001년부터 14년째, 신정자는 2005년부터 9년째 태극마크를 달고 코트로 나선 베테랑들이다. 그러나 아시안게임 금메달과는 인연이 없었다. 무관의 여왕들이었다. 2002년 부산대회와 2010년 광저우대회서 아쉬운 은메달에 그쳐 눈물을 흘렸다.
이들은 이번 대회를 끝으로 대표팀 은퇴를 준비하고 있었다. 마지막 태극마크를 위해 후회 없이 코트를 뛰었다. 결국 감격적인 금메달을 목에 걸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이날 시상대에 오른 이미선과 변연하는 감동의 눈물을 쏟아냈다. 신정자는 울음을 참으며 가슴으로 눈물을 흘렸다.
이미선은 “그동안 마음고생이 정말 많았다. 이렇게 마지막에 멋지게 마무리할 수 있게 돼 정말 기쁘다. 좋은 선수들과 함께 할 수 있어 영광이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또 변연하도 “지금껏 대표팀을 하면서 이번 대회가 가장 부
위성우 대표팀 감독도 “이제 WKBL 1세대들이 대표팀 은퇴를 하는 시기다. 이 선수들이 마지막에 유종의 미를 거두는 자리에 함께 할 수 있어서 영광스럽게 생각한다”고 함께 감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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