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인천) 이승민 기자] 한국이 메달레이스의 첫주를 ‘펜싱코리아’의 기세로 시작했다면, 마지막주는 ‘태극정구’의 스퍼트로 마무리할 조짐이다.
정구가 남녀단식과 혼합복식에 이어, 남녀복식까지 5개 종목을 거푸 우승했다.
2일 열우물테니스경기장에서 벌어진 제17회 인천아시안게임 정구 남녀복식 결승에서 소속팀 선수끼리의 ‘찰떡궁합’조인 남자복식의 김동훈(25·문경시청)-김범준(25·문경시청)조와 여자복식의 김애경(26·NH농협)-주옥(25·NH농협)조는 각각 대만의 린팅춘-리치아훙, 한국의 김지연(20·옥천구청)-윤수정(25·안성시청)을 꺾고 금메달을 따냈다.
전날의 혼합복식 금메달리스트 파트너인 김범준과 김애경은 나란히 2관왕에 올랐다.
↑ 한국 남자 정구의 에이스 김동훈은 단식 동메달에 이어 김범준과 짝을 이룬 남자 복식에서 드디어 금메달을 따냈다. 사진(인천)=옥영화 기자 |
김동훈-김범준조는 치열한 듀스 공방 끝에 10-8로 첫 게임을 따냈으나, 이후 내리 두 게임을 내줘 열세에 몰렸다. 네 번째 게임부터 반격에 나선 김동훈-김범준조는 차분한 득점 행진으로 7번째 게임까지 스트레이트로 쓸어담으며 게임스코어 5-2의 역전승을 거뒀다.
여자복식의 김애경-주옥조는 한국팀끼리의 결승에서 김지연-윤수정조를 30분만에 5-1로 제압하고 최후의 승자조가 됐다.
김지연-윤수정조는 은메달을 따냈고, 남자복식 박규철-이상권조는 동메달을 추가해 한국 정구는 5개 종목이 진행되는 동안 아무도 ‘빈손’이 없는 출전 선수 전원 메달 획득의 기록을 이어갔다.
전날까지 3개 종목을 싹쓸이한 한국 정구는 이 날 더욱 완벽하게 코트를 지배했다.
출전 4개조가 모두 준결승에 진출, 4강전 4개 매치에 한 팀씩 포진한 뒤 이중 3개팀이 승자가 되면서 마지막 결승매치의 코트를 태극 유니폼으로 가득 채웠다.
잇단 우천 지연과 중단 속에서 예선과 8강전을 치렀던 선수들은 코트 변경과 시간 조정 등 컨디션 조절이 힘든 매치 스케줄에도 흔들리지 않는 탄탄한 기량을 뽐냈다.
한국은 남녀단식과 혼합복식에서 한국선수들끼리 준결승을 치르며 각각 금메달 1개, 동메달 1개씩을 챙겼지만, 이날은 예선에서 남녀 B그룹, D그룹에 한팀씩 편성돼 준결승 4개 매치에 골고루 자리 잡을 수 있었다.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에서 전종목 석권을 달성했던 한국 정구는 12년만의 신화 재현에 도전하고 있다.
5개 종목을 우승하고 이제 남녀단체 두 종목만을 남기고 가운데, ‘2관왕’ 두명을 포함한 6명의 금메달리스트, 은메달 1개와 동메달 4개까지 풍성하게 쏟아낸 한국은 탄탄한 전력으로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남녀 단체전은 3일 오전 9시 열우물테니스경기장에서 예선부터 스타트한다. 두 종목의 결승전은 4일에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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