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로스앤젤레스) 김재호 특파원] ‘초보 감독’ 브래드 아스머스의 디트로이트가 ‘백전노장’ 벅 쇼월터의 볼티모어 오리올스를 만난다. 감독은 볼티모어쪽이 더 경험이 많지만, 포스트시즌 경험은 디트로이트가 더 앞선다. ‘경험 대 경험’의 싸움이다.
히스토리 디트로이트는 이번 시즌까지 4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가을 야구의 ‘단골’이다. 지난 세 차례 포스트시즌에서는 모두 디비전시리즈를 통과했다. 2012년에는 월드시리즈까지 갔지만, 샌프란시스코에게 무릎을 꿇었다.
디트로이트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짐 릴랜드가 물러나고 감독은 물론이고 코치 경력조차 없던 아스머스가 지휘봉을 잡았다. 아스머스의 디트로이트는 줄곧 1위를 달리며 순항하는 듯했으나 여름 들어 캔자스시티에게 추격을 허용하며 힘겨운 시즌을 보냈다.
↑ 디트로이트는 맥스 슈어저를 비롯한 세 명의 사이영상 출신 선발을 보유하고 있다. 사진= 조미예 특파원 |
디트로이트와 볼티모어, 두 팀이 포스트시즌에서 격돌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맞대결 여섯 차례 맞대결에서 디트로이트가 5승 1패로 압도적인 우위를 장식했다. 4월 5일부터 7일까지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3연전에서 2승 1패, 5월 13일부터 15일까지 볼티모어에서 열린 원정 3연전에서 3전 전승을 기록했다.
한 점 차 승부는 한차례, 4월 6일 디트로이트에서 있었다. 8회까지 7-1로 여유 있게 앞서 가던 디트로이트가 9회에만 5실점하며 7-6으로 간신히 승리했다. 9회에만 필 코크, 알 알버커키, 조 네이선 등 세 명의 투수가 등판해 간신히 불을 끌 수 있었다. 디트로이트는 5월 14일 볼티모어 원정에서 0-1로 뒤진 9회 4점을 뽑으며 역전승, 그때의 치욕을 만회했다.
결과는 디트로이트의 일방적인 우세지만, 자신감의 근거로 활용하기에는 너무 많은 시간이 지난 게 사실이다.
선발 이름값만 놓고 보면 디트로이트가 앞선다. 1차전 선발 맥스 슈어저를 시작으로 저스틴 벌랜더, 데이빗 프라이스까지, 사이영상 수상자만 세 명이 포진했다. 아무리 벌랜더가 예전같지 못하고, 프라이스도 이적 이후 4승 4패 평균자책점 3.59로 기대에 못 미쳤다고 하더라도 에이스의 힘은 무시할 수 없다. 일단 디트로이트는 포스트시즌 경험이 많은 슈어저와 벌랜더를 1, 2차전 선발로 포진, 기선제압에 나섰다.
볼티모어는 이름값에서는 밀리지만, 정규시즌 평균자책점은 3.61로 오히려 디트로이트(3.89)보다 좋았다. 9월 들어서는 차이가 더 극명해졌다. 볼티모어가 2.45로 리그 1위를 기록하는 사이 디트로이트는 3.88로 12위에 그쳤다.
볼티모어는 이번 시즌 34경기에서 207 1/3이닝으로 가장 많은 경기를 소화한 크리스 틸먼에게 1차전 선발을 맡겼다. 팀내 다승 1, 2위로 31승을 합작한 첸 웨인과 버드 노리스가 그 뒤를 이을 것으로 보인다.
↑ 볼티모어는 포스트시즌 경험 면에서 디트로이트에게 밀린다. 그러나 그들에게는 쇼월터 감독이 있다. 사진= MK스포츠 DB |
불펜 디트로이트는 지난 시즌 챔피언십시리즈에서 보스턴에게 뼈아픈 역전패를 허용한 후 오프시즌 기간 불펜 보강에 집중했다. 그 결과 조 네이선, 조바 챔벌레인을 영입했고, 시즌 도중에는 요아킴 소리아까지 데려왔다. 그럼에도 이번 시즌 디트로이트 불펜진은 평균자책점 4.29의 불안한 성적을 기록했다. 블론세이브도 16개에 달했다. 이는 포스트시즌에서도 디트로이트의 발목을 잡을 것이다.
볼티모어는 불펜 평균자책점 3.10으로 이와 대조를 이루고 있다. 토미 헌터를 대신해 마무리 자리를 이어받은 잭 브리튼이 71경기에서 3승 2패 37세이브 평균자책점 1.65로 안정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대런 오데이, T.J. 맥파랜드, 앤드류 밀러 등이 선발과 마무리의 중간 교량 역할을 한다. 선발진에서 불펜으로 내려온 케빈 가우스먼은 선발 조기 붕괴시 투입돼 롱 릴리버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타선 디트로이트는 타율 0.277 OPS 0.757로 아메리칸리그 1위를 기록했다. 볼티모어도 타율 0.256 OPS 0.734로 뒤지지 않는 모습이다. 두 팀 모두 언제 어느 상황에서든 ‘한 방’을 터트릴 수 있는 화력을 갖췄기 때문에 흥미진진한 대결이 기대된다.
디트로이트는 타선의 중심인 미겔 카브레라와 빅터 마르티네스가 9월 들어 OPS 1.
볼티모어는 크리스 데이비스가 금지약물 관련 징계로 디비전시리즈에 나올 수 없지만, 40홈런 108타점으로 최고의 한 해를 보낸 넬슨 크루즈를 비롯해 아담 존스, J.J. 하디 등이 건재해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
[greatnemo@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