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둑한 배포’ 류제국, 韓무대 성공 가능성 확인

[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서민교 기자] 공백기는 무색했다. LG 트윈스 유니폼을 입고 한국프로야구 첫 마운드에 오른 우완 정통파 투수 류제국이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렀다. 가능성을 확인한 긴장감 넘치는 데뷔 무대였다.
류제국은 1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3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생애 첫 한국 프로 무대 데뷔전을 가졌다. 류제국은 2회 역전 홈런을 허용하기도 했지만, 안정적인 투구내용과 위기관리 능력을 선보이며 합격점을 받았다.

배포 하나는 두둑했다. 류제국에게서 만원 관중이 들어선 잠실구장의 압박감을 거의 찾아보지 못했다. 고교 라이벌이었던 상대 투수 김진우와의 12년 만에 맞대결도 부담으로 작용하지 않았다. 오히려 긴장감 넘치는 경기를 즐기듯 다양한 구종으로 KIA 타선을 상대했다. 낙차 큰 커브와 체인지업, 140㎞대 중반 직구의 적절한 볼배합이었다.
류제국은 “삼진보다 상대 타선을 맞춰 잡겠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그리고 프로 데뷔 처음으로 선 잠실 마운드에서 그대로 실행에 옮겼다. 결정적 홈런 두 방이 아쉬움으로 남았지만, KIA 타선 공략은 효과적이었다.
데뷔전서 가장 조심해야 할 1회초. 류제국은 KIA의 까다로운 톱타자를 모두 뜬공 처리한 뒤 김원섭을 2루 땅볼로 잡아냈다. 깔끔한 삼자범퇴. 1-0으로 앞선 2회가 아쉬웠다. 나지완의 유격수 땅볼 1사 이후 최희섭에게 첫 중전안타를 허용했다. 이범호를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했지만, 2사 1루서 홍재호에게 좌월 역전 투런포를 얻어맞았다. 데뷔 첫 피홈런. 하지만 류제국은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 후속타자 김상훈을 풀카운트 승부 끝에 우익수 파울플라이로 이닝을 마무리했다.
3회는 단 공 5개로 막아냈다. 첫타자 이준호를 좌익수 뜬공으로 아웃카운트 하나를 잡아낸 뒤 이용규와 김선빈을 연속 유격수 땅볼로 처리했다. 두 번째 삼자범퇴.
3회말 이병규의 두 번째 적시타로 2-2 동점을 이룬 4회 류제국이 다시 위기를 맞았다. 3루수 정성훈의 두 차례 호수비가 든든한 지원군 역할을 했다. 첫 타자 김원섭의 3루수 강타를 정성훈이 잡아냈다. 류제국은 나지완에게 첫 볼넷을 내준 뒤 최희섭에게 우전안타를 허용해 1사 1, 2루 위기에 몰렸다. 하지만 이범호를 3루수 땅볼로 유도해 병살타로 이닝을 마쳤다.
5회에도 위기관리 능력이 돋보였다. 홈런을 허용했던 첫 타자 홍재호에게 좌전안타를 내줬지만, 후속타자를 내야 범퇴 처리하며 더 이상의 위기를 맞지 않았다. 류제국이 5회까지 던진 투구수는 72개. 효과적인 투구 내용이었다.
LG 타선도 류제국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LG는 5회말 대량 5점을 추가해 상대 선발 김진우를 무너뜨리며 7-2로 재역전에 성공, 류제국의 데뷔전 선발승의 조건을 갖췄다.
하지만 6회 다시 마운드에 오른 류제국은 1사 이후 김원섭에게 볼넷을 내준 뒤 나지완에게 초구 투런 홈런을 허용해 실점을 4점으로 늘렸다. 첫 경기서 내준 4실점이 모두 홈런이었다.
결국 류제국은 7-4로 추격을 허용한 채 마운드를 류택현에게 넘겼다. 류제국은 이날 5⅓이닝 동안 81개의 공을 던지며 5피안타(2홈런) 2볼넷 4실점을 기록했다. 뼈아픈 홈런 두 방을 허용하긴 했지만, 데뷔전서 가능성을 확인한 무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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