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오사카) 김원익 기자] 일본야구 관중석은 6회말부터 들썩거리기 시작한다. 일본 야구를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모두 알만한 바로 그 의식 ‘럭키세븐 타임’이 시작되는 전조다.
한신 타이거즈로부터 비롯된 ‘럭키세븐 타임’은 현재 일본야구 12개 구단의 공식적인 응원으로 자리잡았다. 7회 홈팀의 공격 시간이 돌아오면 관중들이 일제히 응원가를 부르고 풍선을 하늘로 띄워올리며 팀의 승리를 기원하는 것이 ‘럭키세븐 타임’의 내용이다. 경기 내내, 박수를 치고 이름을 외치는 정도에 그치는 일본 팬들이 가장 역동적으로 변하는 순간이기도 하다.
홈팀의 관중들은 6회말부터 공수교대시간까지 일제히 자신의 팀의 상징색의 막대풍선을 불기 시작한다. 풍선은 길쭉한 막대 형태에 끝 부분이 둥글게 되어 있다. 둥근 부분에는 각 구단의 마크가 새겨져있는 약 80cm 정도의 길이. 가격은 4개가 묶인 세트가 200엔(2200원)에서 400엔(4400원)정도다.
이 풍선을 최대한 크게 부는 것이 목표다. 그러다보니 곳곳에서 풍선이 터지는 소리가 들리는 것이다. 풍선을 다 분 팬들은 입구를 꽉 막고 팀 응원가를 목놓아 부른다. 구체적인 응원 형태는 구단별로 다르다. 오릭스처럼 응원가에 맞춰 풍선을 들고 율동을 하는데 집중하는 쪽도 있고, 한신처럼 소리 높여 응원가를 부르는데 집중하는 구단도 있다.
7회 공수교대 직전 관중들은 일제히 풍선을 하늘 높이 띄워 올린다. 수직으로 상승한 풍선은 경기장을 잠시간 수놓고 이내 바람이 빠지면 다시 관중들에게로 떨어진다. 자신 쪽으로 떨어지는 풍선은 누구의 것이던 간에 깔끔하게 주워 담는 것은 일본 관중들에게는 당연한 일이다. 경기장으로 떨어진 풍선도 수십명의 진행 요원들이 달려와 순식간에 정리한다.
‘럭키세븐 타임’이 끝나면 관중석은 마치 그런 일이 있었던가 싶을 정도로 조용해진다. 풍선의 흔적도 남지 않는다.
그렇다면 평소 응원 모습은 어떨까. 일본 관중들의 응원은 팀별로 차이가 있지만 전체적으로 봤을때 한국과 비교하면 조용한 편이다. 주말에는 가족 관객들의 비율이 월등히 높은 편. 남에게 피해를 주는 것을 꺼리는 일본인들의 국민성은 야구장에서도 별반 다를 것이 없다.
물론 한국과 같은 응원단은 있다. 한국의 응원 방식이 각 구단의 프로 응원단과 치어리더의 주도하에 대부분의 관중들이 응원가를 따라부르고 구호를 외치는 방식인데 비해, 일본쪽은 순수 팬이 중심이다. 1루 쪽 외야 관중석에 모인 소수의 열성팬들이 응원가와 함께 구호를 짧게 외치며 선수 별로 정해진 응원을 펼친다. 이들은 주로 트럼펫과 북을 이용하는데, 연주자들은 팬들이 자발적으로 초청한 미니 관현악단인 경우가 많다. 형태는 한국 축구 K리그 클래식의 ‘서포터즈’들을 연상하면 떠올리기가 가장 쉽다.
대다수의 팬들의 응원은 개별적이다. 선수들의 이름을 외치거나 응원가를 따라부르는 식이다. 소속팀 선수가 활약을 하면 방망이를 서로 부딪히거나 손바닥으로 박수를 친다. 간혹 큰 소리를 내는 관중도 있지만 소수. 일어나서 응원을 하는 경우는 1루쪽의 서포터즈팬들을 제외하면 많지 않다.
승리 이후에는 절반 이상의 팬들이 경기장에 남아 선수들의 수훈선수 인터뷰에 환호와 박수를 보낸다. 인터뷰가 끝나면 수훈 선수는 외야 응원단을 향해 달려가 모자를 벗어 가장 먼저 답례한 이후 1루와 홈을 돌며 관중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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