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비도, 선수도…정말 다 변했더라고요."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사이클 대표팀의 '맏형' 조호성(36.서울시청)에게 이번 대회는 8년 만에 맞는 아시안게임이다.
조호성은 2000년 시드니 올림픽 40㎞ 포인트 레이스에서 역대 최고 성적인 4위에 올랐던 한국 사이클의 대표 선수지만, 2004년 경륜 선수로 나서면서 더는 대회에 나서지 않았다.
2005년부터 4년 연속 경륜 상금 랭킹 1위, 47연승 등 숱한 기록을 갈아치운 조호성은 못 이룬 올림픽 금메달의 꿈을 이루고자 2009년 1월 복귀했다.
2002년 부산 대회 이후 8년 만에 아시안게임에 나선 조호성은 "감회가 새롭다"면서 "오랜만에 돌아와 보니 장비도 바뀌고 선수들도 다 바뀌었더라. 이제는 후배들에게 다른 나라 선수에 대한 정보를 물어보는 입장이 됐다"고 소감을 전했다.
가장 어린 대표팀 후배와는 무려 17살 차이. 조호성은 오히려 코치들이 선수 생활을 함께했던 동년배들이라며 "후배들도 나를 어려워하고, 나도 후배들을 어려워하는 것 같다"며 웃었다.
조호성이 자리를 비운 사이 사이클 경기의 국제적인 경향도 많이 바뀌었다.
실내 벨로드롬 경기가 대세가 됐고, 외부 바람의 영향이 없다 보니 이제 선수들은 앞바퀴에도 디스크를 끼워 바퀴살을 가리고 경기에 나선다.
그러면서 더 빠른 속력으로 더 오래 달릴 수 있는 체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정상에 서기 어려워졌다.
서른 중반이 넘어선 나이에 선수로 복귀한 조호성에게는 유리하지 않은 조건이다.
조호성은 "아무래도 체력적으로는 어린 선수들보다 못한 것이 사실이다. 또 올해 대표팀에 복귀하면서 합숙 훈련을 하느라 경기 감각도 조금 무뎌졌다. 하지만 지난 여름 혹독한 체력 훈련을 치르면서 많이 올라왔다. 부족한 부분은 경험으로 메울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조호성은 지난 4월 출전한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옴니엄과 포인트, 단체추발에서 1위에 올라 여전한 실력을 과시했다.
조호성은 이번 대회에서도 포인트와 단체추발에 대표로 나설 전망이다.
그러나 조호성은 "아시아선수권대회와 아시안게임은 선수들이 경기에 임하는 마음가짐이나 경기력에서 차이가 크다. 단체추발에서는 중국과 이란이 만만찮은 상대고, 포인트 경기는 워낙 변수가 많아 예상하기 어렵다"며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10일 광저우대학 벨로드롬에서 열린 훈련에서 조호성은 20분 이상 무서운 속도를 유지하며 달리고도 크게 힘든 표정을 짓지 않았다.
그러나 가족 이야기가 나오자 표정이 달라졌다.
지난 7월 둘째 아이를 얻었다는 조호성은 "올해는 가족과 함께 했던 시간이 1달도 채 안 되는 것 같다. 둘째도 출산하는 것만 잠시 보고 거의 보지 못했다. 그나마 호
조호성의 가족은 현지에서 경기를 지켜보려 14일 광저우에 들어올 예정이다.
조호성은 "경기가 끝나는 다음 날 떠날 예정이어서 가족 얼굴을 볼 수 있을지 모르겠다. 서울에서나 보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지만, 입가에 번지는 미소는 감추지 못했다.
(광저우=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