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중혼 취소청구권, 자녀도 허용해야"

기사입력 2010-08-01 09:10 l 최종수정 2010-08-01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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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멘트 】
배우자가 있는데 다시 결혼하는 '중혼', 있어서는 안 되지만 간혹 이런 일이 벌어지는데요.
자녀는 부모의 중혼 취소 소송을 낼 수 없지만, 해당 민법 조항에 대해 헌법불합치 판정이 내려졌습니다.
정주영 기자입니다.

【 기자 】
아들이나 딸 등 직계비속이 부모의 중혼 취소를 청구할 수 없도록 한 현행 민법이 헌법불합치 판정을 받았습니다.

윤 모 씨의 아버지 A 씨는 첫 부인 B 씨와 6·25 전쟁 중 헤어졌고, B 씨에 대해 허위 사망신고를 한 뒤 C 씨와 재혼했다가 1987년 사망했습니다.

상속 문제로 새엄마와 갈등을 겪던 윤 씨는 "아버지의 중혼은 무효"라며 소송을 냈고, 자녀가 중혼 취소 청구를 할 수 없도록 한 현행법이 부당하다며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했습니다.

헌법재판소는 헌법불합치 7, 별개의견과 반대의견 각 1의 의견으로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습니다.

이 조항은 자녀가 부모의 중혼에 대해 문제 삼아서는 안 된다는 가부장적 사고에 바탕을 두고 있는 만큼, 합리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겁니다.

▶ 인터뷰 : 노희범 / 헌법재판소 공보관
- "직계존속이나 방계혈족이 중혼을 취소할 수 있지만, 중혼의 이해관계가 가장 큰 직계비속이 중혼을 취소할 수 없도록 한 것은 평등 원칙에 어긋난다는 것입니다."

다만, 효력을 곧바로 중지하면 법적 공백 상태가 발생하는 만큼 내년 말 새 법률이 만들어질 때까지 효력을 유지하기로 했습니다.

▶ 스탠딩 : 정주영 / 기자
- "헌법재판소의 이번 결정으로 중혼 취소 청구권 문제는 입법부로 넘어가게 됐습니다. 국회가 자녀의 권리를 어디까지 인정할지 주목됩니다. MBN뉴스 정주영입니다." [ jaljalaram@mbn.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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