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수도군단장이 비서실 근무자들에게 아내의 수영강습 현장 접수와 중고 거래, 심지어 자녀 결혼식에 잡다한 일을 시키는 등 갑질을 했다는 폭로가 나왔습니다.
육군 측이 부랴부랴 진상조사에 나섰지만 파장이 상당할 것으로 보입니다.
장동건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육군수도군단장 비서실의 한 직원이 수도군단장 박정택 중장과 나눈 메시지 내용입니다.
수영강습 신청 방법과 시간표를 보고하자 "신청바람"이라는 답장이 돌아옵니다.
박 군단장 아내의 수영강습 대리신청을 맡긴 건데, 아내가 직원과 직접 통화하기도 했습니다.
▶ 박정택 육군수도군단장 아내 - 비서실 직원
- "월수금을 실패하면 제가 기존에 다니던 아쿠아로빅 화목반이 아예 기회가 없어지는 거잖아요?"
= "아닙니다. 그대로 화목반을 하시다가…."
- "죄송합니다. 이런 개인적인 일로 이렇게 주말까지 신경 쓰게 해서."
군인권센터는 비서실 직원이 지난해 3월부터 10월까지 네 번에 걸쳐 수영강습 대리신청을 하느라 새벽 4시부터 이른바 '오픈런'을 하러 대기해야 했다고 전했습니다.
중고 거래를 대신시켰다는 제보도 나왔습니다.
박 군단장이 키우는 앵무새가 들어갈 새장부터 손목시계와 러닝머신 등 중고 거래에 부하 직원을 동원하고 판매금은 아내에게 이체하게 했다는 겁니다.
▶ 비서실 직원 - 박정택 육군수도군단장
- "지금 이거 만나서 실물 확인했는데 상태 거의 새것과 다름없이 깨끗하고 말씀하신 바퀴 있고…."
= "그래 그럼 그거로 해줘. 얼마래? 좀 안 깎아준대?"
- "제가 한번 해보겠습니다. 문제없습니다."
자녀 결혼식에 운전기사와 하객 안내 역할로 동원하거나스포츠경기 티켓을 구해오게 하는 등 사적 지시를 일삼았다는 복수의 폭로도 제기됐습니다.
▶ 인터뷰 : 임태훈 / 군인권센터 소장
- "직원들과 단둘이 있을 때만 무리한 부탁을 하는 등 사적 지시가 외부에 알려지면 문제가 될 만한 일들이라는 것을 분명히 인지하고…."
육군은 관련 의혹에 대해 "사실 관계를 면밀하게 확인 중"이라며 감찰팀 조사를 통해 적법하게 조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박 군단장은 MBN 취재진에게 "관련 규정과 절차에 따라 성실하게 조사받겠다"고 말했습니다.
MBN뉴스 장동건입니다.[notactor@mk.co.kr]
영상취재 : 이성민 기자
영상편집 : 이범성
그 래 픽 : 최지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