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갈 수 있나?" 여인형, 방첩사 대통령 경호부대 투입 지시

↑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 / 사진=연합뉴스

여인형 전 국군 방첩사령관이 12.3 비상계엄 당시 국회를 봉쇄하기 위해 윤석열 대통령 경호를 맡는 방첩사 868부대까지 투입하려 한 정황을 검찰이 파악했습니다.

오늘(13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서울고검장)는 최근 정성우 방첩사 1처장을 조사하면서 “계엄 선포 후 여 사령관으로부터 두 차례 868부대를 국회로 이동시켜달라는 요청을 받았고, 모두 거절했다”는 진술을 확보했습니다.

지난 3일 오후 11시 55분쯤 여 전 사령관이 전화해 “868 요원들을 국회로 이동시킬 수 있느냐”고 물었고 요원 보호를 위해 어렵다고 말했다고 정 처장이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여 전 사령관은 7분 뒤 다시 전화를 걸어 868부대를 국회로 이동시킬 수 있느냐고 재차 물었고, 정 처장이 이를 다시 막아선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당시 방첩사 868부대는 전산실 출입을 통제하고 서버 복사 등의 임무를 위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과천 청사 등에 투입된 상태였습니다.

이 와중에 여 전 사령관이 정 처장에게 전화해 868부대를 국회로 이동시키려 한 것은 국회의원들의 계엄 저지 표결을 막는데 추가 병력을 동원하려 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옵니다.

당시 국회는 경찰에 의해 출입이 전면 통제되고, 군 헬기 등을 타고 계엄군이 국회 경내로 들어와 본청 진입을 시도하고 있었습니다. 국회 내부에 있던 보좌진과 당직자들은 곳곳에 바리케이드를 쌓아 막아내던 상황이었습니다.

검찰은 이런 정황을 포함해 여 전 사령관이 윤 대통령,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 공모해 국헌문란을 목적으로 폭동을 일으키는 데 주도적 역할을 한 것으로 보고 내란 중요 임무 종사,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를 적용해 이날 구속영장을 청구했습니다.

여 전 사령관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내일(14일) 오후 3시 30분 중앙지역군사법원에서 열리는 가운데, 여 전 사령관은 심사 포기 의사를 밝혔습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 기자 jzero@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