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에 기절놀이까지 한 10대 배구부…2심서 감형 이유는

항문과 엉덩이를 강제로 촬영해…수차례 정서 폭행도

↑ 대구 지방·고등 법원

대구 한 고등학교 배구부에서 후배들을 성추행하고 폭행한 20대 남성 2명이 항소심에서 감형받았습니다.

오늘(1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구고법 제2형사부(부장판사 정승규)는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상 공동강요 등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2년4월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2년4월에 집행유예 3년을, B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각각 선고했습니다.

다만 원심에서 선고한 3년 간 아동·청소년·장애인 관련 기관 취업 제한은 유지했습니다. 앞서 검찰과 피고인들은 양형이 부당하다는 이유로 항소장을 제출했습니다.

A씨와 B씨는 지난해 2월까지 대구 한 고등학교 배구부에 재학한 학생들입니다. 이들은 2022년 8월 배구부 후배인 C(16)씨 등 3명을 불러내 서로의 흉부를 압박해 일시적으로 기절하도록 하는 소위 기절놀이를 하도록 강요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또 A씨는 2022년 5월 배구부 숙소 샤워실에서 후배 D(16)씨에게 다가가 엉덩이를 주변 학생들에게 보여주며 추행했습니다. 이 뿐만 아닙니다. A씨는 D씨 바지를 벗기고 엉덩이를 촬영해 성적 수치심도 줬습니다.

앞서 2021년 11월에는 후배 4명에게 숙소 청소와 빨래를 제대로 하지 않고 떠든다는 이유 만으로 A씨는 겁을 주고 7개월 간 8차례 정서적 학대도 했습니다. 같은 해 B씨는 자신을 말을 듣지 않으면 선수 생활에 불이익을 주겠다고 협박하고 후배 4명에게 일을 시키는 등 폭행을 했습니다.

이에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과 피해자들이 속한 배구부 내에서는 선후배 사이에 비인격적인 대우와 욕설, 폭력 등의 악습이 존재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습니다.

다만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법정에서 뒤늦게 반성하고 있는 점, 피해자들에게 2000만원씩을 지급한 점,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점 등을 종합했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습니다.

[지선우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jsw990339@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