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대 교수, 시위대에 무릎 꿇었다" 주장도
↑ 지난 20일 오후 학생총회를 열고 '동덕여대의 공학 전환' 찬반투표를 하고 있는 학생들/사진=연합뉴스 |
동덕여대가 남녀공학 전환 논의를 중단하기로 하면서, 학생들의 점거 농성이 일부 진정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피해 복구액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오늘(23일) 사회관계망 서비스(SNS) 등에서 가장 뜨거운 쟁점은 학교 측의 시위 피해를 누가 책임지느냐입니다.
학교 측은 래커칠 제거와 학내 청소 비용 등 피해 복구에 최대 54억 원이 들 것으로 추정된다며 법적 대응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입니다.
총학생회 측은 선을 긋는 모양새입니다. "(과격 시위는) 학생회 주도하에 진행된 게 아니라 불특정 다수 학우가 분노로 자발적으로 행동한 것"이라며 배상 책임이 없다는 입장입니다. 이에 대해 학교 측은 "여러분이 학생의 대표 아니냐"며 반박하고 있습니다.
지난 21일 총학생회와 대학 처장단의 면담 내용에 따르면, 취업설명회 부스 등의 파손으로 설명회 주관 업체가 청구한 피해액이 3억 3000여만 원에 달합니다. 현재 양측 모두 "낼 생각이 없다"는 입장입니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동덕여대생이 포함된 것으로 추정되는 오픈채팅방 캡처에는 "(배상액을 학생총회 참석자) 2천 명이 나눠서 부담하자"는 주장과 "대표자 몇 명이 책임지면 될 일"이라는 반론이 오갔습니다. 해당 내용이 알려지자 일부 학생들은 이 채팅방이 재학생이 아닌 외부인이 만들었고 대화 내용에도 허위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모레(25일) 총학생회와 처장단은 피해 복구 책임 등과 관련해 추가 면담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 동덕여대 내부 래커칠 현황/사진=연합뉴스 |
한 음대 교수가 동덕여대 시위대에 무릎을 꿇었다는 주장이 뒤늦게 알려지기도 했습니다.
교육계에 따르면 지난 12일 동덕여대 음대 건물에서 관현악과 졸업연주회가 예정돼 있었습니다. 일부 시위대가 연주회장 출입을 막았고, 한 교수가 "우리 과 학생들을 위해서라면 뭐든지 할 수 있으니 제발 졸업 연주만 하게 해달라"며 시위하는 학생들에게 절을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를 본 일부 학생들은 "내일도 할 수 있겠느냐"며 조롱했다는 주장도 제기됐습니다.
시위대 요구에 따라 해당 교수는 연주회 중간 인터미션 시간에 무대에 서서 '공학전환 반대 시위를 지지한다'는 내용의 성명문도 낭독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다음 날 13일로 예정된 연주는 교수들의 사비로 서초구에 있는 공연장을 빌려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편, 이번 시위에 따른 논쟁이 남녀 갈등으로도 번지고 있습니다. 직장인 익명 게시판 '블라인드' 등에선 "특정 여대 출신은 앞으로 거르겠다"는 글이 올라오며 정부는 성차별이 아닌지 실태 조사에 나섰습니다. 또 시위에 참여
또 다른 커뮤니티에서는 동덕여대 설립자 흉상을 방망이로 내려치는 학생을 옹호하며, "생명도 없는 고체 덩어리에 불과한 흉상에 감정 이입해 난리 치는 한남들"이라는 등의 남성 비하 발언도 나오고 있습니다.
[지선우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jsw990339@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