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길이 닿지 않는 사이 병들어가는 우리 바다를 들여다보는 MBN 연중기획, 두 번째 순서입니다.
사람의 발길이 적은 외딴 섬에 가보면 치워도 치워도 끝이 없는 엄청난 쓰레기양에 놀란다는데요.
바닷속 상황은 더 끔찍하고 심각합니다.
이상협 기자가 직접 둘러봤습니다.
【 기자 】
수려한 경관을 자랑하는 경상남도 통영의 작은 섬 '연대도'입니다.
마을에서 떨어져 있어 사람의 발길이 잘 닿지 않는 이곳에 폐냉장고를 비롯한 쓰레기가 가득합니다.
주민들이 열흘 전에 대청소를 했지만 그새 0.5톤가량의 쓰레기가 또 쌓였습니다.
▶ 인터뷰 : 이상동 / 연대도 주민
- "거의 끝이 없다고 보면 돼. (청소를) 일주일에 3번 4번 할 때도 있어 바람 불면. 많이 떠밀려오니까."
▶ 스탠딩 : 이상협 / 기자
- "쓰레기를 치운 지 30분 만에 50리터 자루 20개를 가득 채웠습니다."
대부분 주변 양식장과 어장에서 떠내려온 폐어구나 부표, 스트로폼 등입니다.
2년 전 도입된 주민자율수거사업을 통해 수거된 쓰레기양은 올해에만 513톤으로, 매년 늘고 있습니다.
더 큰 문제는 바닷속입니다.
취재진이 입수해 살펴본 수중 환경은 쓰레기 투기장이나 다름없었습니다.
폐그물은 해초와 엉킬 대로 엉켜서 힘껏 잡아당겨도 좀처럼 떨어지지 않습니다.
폐통발 안에 갇혀 있던 문어는 취재진이 통발을 잘라준 덕분에 겨우 목숨을 건집니다.
마구잡이로 버려진 수중 쓰레기 때문에 생명과 안전을 위협받는 건 바다 생물뿐만 아닙니다.
▶ 인터뷰(☎) : 김연희 / 통영스쿠바캠프 대표
- "쓰레기들을 수거할 때에는 항상 위험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에 모든 걸 다 고려한 후에 전문가들이 투입되어서 그 침적되어 있는 쓰레기들을 수거합니다."
국내에서 발생하는 바다 쓰레기는 연간 5만 톤이 넘는 걸로 추산되는데 이 중 76%가 폐어구로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이 순간에도 무방비로 쌓이고 있는 해양 쓰레기, 지금 바로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는 경고음이 끊임없이 울리고 있습니다.
MBN뉴스 이상협입니다.
[lee.sanghyub@mbn.co.kr]
영상취재: 이성민 기자
영상편집: 김미현
그 래 픽: 전성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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