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에 딸린 섬 '고파도'에 "치킨 배달"…드론, 바다 위 가로질러

서산시, 지난달 13일부터 드론 배송 서비스 실증
식당·생활용품 안 파는 고파도…주민들 "꿈만 같다"

↑ 어제 오후 고파도 주민이 드론으로 배송된 치킨을 받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고파도에 치킨 배달왔습니다"

충남 서해 가로림만 중간에 있는 서산시 팔봉면 고파도에는 70가구 101명이 거주하고 있습니다. 이곳에는 식당이 따로 없고, 간단한 생활용품을 파는 가게도 7~8년 전 문을 닫았습니다. 그런데 오늘(8일) 오후 1시 40분쯤 고파도 마을회관에 바삭한 치킨 2마리가 배달됐습니다. 육지에 있는 지곡면 중왕리 포구에서 드론이 바다 위로 약 7㎞를 날아와 배송한 것입니다.

오늘(9일) 두 달 만에 치킨을 먹는다는 이덕선(67) 씨는 "언젠가 딸 집에 갔을 때 치킨을 시켜 먹었는데, 고파도 주민들이 많이 떠올랐다"며 "섬에서 편하게 치킨을 배달시켜 먹으리라고는 꿈도 못 꿨다"고 말했습니다.

↑ "이게 바다 위 7㎞ 날아온 치킨" / 사진=연합뉴스

서산시는 지난달 13일부터 드론 배송 서비스 상용화 실증에 나섰습니다. 고파도에서 스마트폰 앱 '서산 날러유'를 통해 매주 화·수요일 배달 음식이나 생활용품 등을 주문하면, 중리포구에 있는 드론배송업체 직원이 물건을 구매해 오전 10시, 11시와 오후 1시, 2시에 드론에 실어 보내고 있습니다. 배송 시간은 수십 년간 쌓인 풍향·풍속 등 빅데이터를 분석해 정했습니다.

중리포구를 이륙한 드론이 바다 위 30m 상공을 시속 약 36㎞ 속도로 날아 고파도에 도착하기까지 12분가량이 걸립니다. 지금까지 배송은 총 16차례 이뤄졌으며, 한 번에 4~5㎏를 배송할 수 있는데 20㎏까지 배송할 수 있도록 발전시킬 방침이라고 드론배송업체는 전했습니다.

국토교통부 주관 드론 실증도시 공모에 선정된 서산시는 고파동에 물건을 배송하고 돌아오는 길에는 해산물이나 건어물 등을 가져오는 서비스도 실증할 계획입니다.

[강혜원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ssugykkang@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