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위 흉기' 화물차 낙하물 20만 개…범칙금 5만 원 불과

【 앵커멘트 】
화물차에 가득 담긴 맥주병과 소주병이 도로 위에 쏟아지는 사고가 또 발생했습니다.
매년 20만 개나 되는 화물차 낙화물은 자칫 큰 인명피해로도 이어질 수 있는 사고인데, 정작 사고를 일으킨 운전자가 받는 처벌은 고작 범칙금 5만 원이 전부입니다.
이규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도로를 달리던 트럭에서 소주와 맥주병이 와르르 쏟아집니다.

지난 2일 서울 신대방동의 한 골목에서 화물트럭에 실린 소주와 맥주 박스가 쏟아지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지난달 6일 올림픽대로에서도 25톤 화물차에서 병맥주 4천여 개가 쏟아졌는데, 비슷한 사고가 또다시 발생한 겁니다.

▶ 스탠딩 : 이규연 / 기자
- "사고가 난 화물차들은 이렇게 화물칸을 덮는 그물망 고정장치를 제대로 설치하지 않거나 양옆에 날개처럼 달린 문 고정장치를 제대로 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엎질러진 술과 특히 깨진 병 파편을 치우느라 시간이 걸리면서 교통 정체가 심각할 수밖에 없습니다.

▶ 인터뷰(☎) : 사고 현장 인근 상인
- "(매장 앞에) 파편이 엄청 튀었을 거 아니에요. 아르바이트생들하고 직원들이 청소도구랑 가지고 가서. 한 3시간도 넘게 치운 것 같은데…."

▶ 스탠딩 : 이규연 / 기자
- "소주병과 맥주병을 비롯해 도로에 떨어져 수거되는 낙하물만 한 해에 20만 개에 달합니다."

자칫 큰 인명피해로도 이어질 수 있지만 처벌은 가볍습니다.

쏟아진 낙하물로 교통사고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운전자가 받는 처벌은 범칙금 5만 원과 벌점 15점이 전부입니다.

솜방망이 처벌에 화물차 운전자들도 낙화물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기 일쑤입니다.

▶ 인터뷰 : 화물차 운전자
-"이렇게 (고정 장치 없이) 다녀도 안 엎어져요?"
="세게만 안 달리면…."

▶ 인터뷰(☎) : 강경우 / 한양대학교 교통물류학과 교수
- "교통 전문가 또는 안전 전문가들이 승인하에 출발하게 하고 도착해서도 그걸 점검하게 하는 그런 제도가 필요…."

언제든 '도로 위 흉기'로 돌변할 수 있는 화물차 낙화물 사고.

보다 확실한 규제가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MBN뉴스 이규연입니다. [opiniyeon@mbn.co.kr]

영상취재 : 이성민 기자
영상편집 : 이동민
그래픽 : 박경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