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 교사 "학부모 지속적 괴롭힘으로 우울증 진단받아"
↑ 지난 9월 7일 악성민원으로 세상을 뜬 대전 유성구의 초등 교사 책상에 추모를 위한 꽃이 놓여 있다. / 사진 = 연합뉴스 |
경기도 용인에서 50대 초등학교 교사가 학부모 민원에 시달리다 스스로 생을 마감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어제(3일) 국민일보에 따르면 지난 2020년 3월 16일 50대 교사 최 모 씨는 자신이 거주하던 아파트 옥상에서 투신했습니다.
최 씨는 스스로 목숨을 끊기 5달 전인 2019년 10월, 담임을 맡고 있던 6학년 학급에서 학생과 외부 강사 간에 발생한 문제로 학부모로부터 민원에 시달렸습니다.
해당 민원은 연극 수업 외부 강사가 학생 A군이 자리에 앉지 않자 멱살을 잡고 교실 밖으로 데리고 나간 사건과 관련됐습니다.
최 씨는 당시 현장에 없었으나 A군의 부모는 최 씨에게도 책임을 묻겠다며 겁을 준 것으로 전해집니다.
최 씨의 동료 교사는 국민일보에 "학부모가 '담임교사는 그때 뭐 하고 있었느냐, 왜 같이 있지 않았느냐'며 최 선생님에게 책임을 떠넘기고 고소를 운운하며 협박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학부모의 지속적인 괴롭힘으로 최 선생님에게 불안 증세가 생겨 결국 우울증 진단을 받고 병가를 냈다고 직접 들었다"며 "최 선생님 죽음은 명백히 학부모의 민원에 시달려 사망한 순직 사고"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이듬해 용인의 다른 초등학교로 전근을 간 최 씨는 '더 이상 담임을 맡지 못하겠다'며 학교에 교과 전담교사를 신청했으나, 4학년 학급 담임을 배정받았습니다.
이후 최 씨는 우울증 진단을 받고 병가를 냈으며, 얼마 뒤 스스로 생을 마감했습니다.
당시 유족은 경찰에 "연극강사 사건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며 "우울증까지 와서 병가를 냈다가 해결이 안 돼 휴직 중에 자살을 선택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집니다.
최 씨의 노트에는 해당 사건 이후 교직 생활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으며, 위장병 등 건강도 나빠지고 있다는 내용이 쓰인 것으로 전해집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정다빈 디지털뉴스 기자 chung.dabin@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