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친구 성폭행' 50대 "연극과라 연기하는 것…죽어도 무죄"

국선 변호인 바꿔달라 주장하기도
"마지못해 나체 사진 찍어줬다" 주장

↑ 기사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이미지. / 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자녀의 친구이자 자신이 운행하는 통학차를 타던 10대를 수년간 성폭행한 혐의로 중형을 선고받은 50대 통학차량 기사가 항소심에서도 혐의를 적극 부인했습니다.

오늘(5일) 대전고법 제1형사부는 미성년자 유인, 강간, 성폭력 범죄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및 촬영) 등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받은 55세 A씨에 대한 항소심 첫 재판을 심리했습니다.

이날 재판에서 A씨의 국선 변호인은 사실오인과 법리 오해, 양형 부당을 이유로 항소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피해자와 합의를 시도하기 위해 한 기일을 속행해 주면 피해자 B씨 측 변호인을 통해 합의를 진행해 보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A씨는 "하지도 않은 일을 합의보라는 말이냐"며 "무죄다. 목숨 끊어져도 그런 사실이 없다"고 반발했습니다.

A씨는 변호인 교체를 요청했지만 재판부는 국선 변호인을 교체할 생각이 없다며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재판부는 이날 재판절차를 모두 종결할 예정이었으나 "피고인과 충분한 상의가 이뤄지지 않은 점 사과드린다"며 "피고인 요청에 따라 변호사를 교체해 충분히 변론 받을 기회를 부여해달라"는 변호인의 요청에 오는 19일 재판을 한차례 속행하기로 했습니다.

통학차량 기사였던 A씨는 2017년 자녀의 친구 B양의 알몸 사진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하며 성폭행하는 등 2021년 1월까지 기사 사무실과 모텔 등에서 26차례에 걸쳐 성폭행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습니다.

A씨는 자신의 통학차를 이용하는 B양이 대학 진학을 고민하자, 아는 교수를 소개해 주겠다고 접근하며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됩니다.

B씨는 성폭행 사실이 알려지는 게 두려워 5년간 신고하지 못하다가 한동안 연락이 없던 A씨가 지난해 2월 사진을 다시 보내오자 고소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1심에서 A씨는 "B양이 학교에 과제로 내야 한다는 이유로 휴대전화를 건네며 찍어달라고 했다"며 "마지못해 나체 사진 한 장을 찍어줬고, 모텔에는 갔지만 밖에서 얘기만 나눴다"고 혐의를 부인했습니다. 연극영화과에 진학한 B씨를 겨냥하며 "연기를 하는 것이고, 먼저 나체 사진을 촬영해달라고 부탁했다"고 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친구 아버지라는 지위를 활용해 범행을 저지르고도 터무니없는 변명으로 일관하며 피해자 명예를 훼손했다며 징역 15년을 선고했습니다.

[정다빈 디지털뉴스 기자 chung.dabin@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