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한복판서 벌어진 중학생 폭행…가해자는 '부모·오빠'

지나가는 행인이 신고…"병원 설문지 작성 거부해서 벌 준 것"
피해 학생, 쉼터로 분리 조치…가족들에게 접근·통신연락 금지 조치

서울 강남의 한 아파트에서 여중학생이 집단 폭행당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가해자는 다름아닌 학생의 가족이었습니다.

19일 서울 강남경찰서는 피해 여중생의 40대 부모를 아동학대 혐의로, 오빠를 가정폭력 혐의로 입건해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들은 지난 15일 여중생을 약 20분가량 폭행한 혐의를 받습니다.

SBS가 공개한 폐쇄회로(CCTV) 화면을 보면, 어딘가로 뛰어가는 여중생을 성인 남성이 뒤쫓아가 붙잡고 폭행을 시작합니다.

이후 나타난 또 한 명의 남성은 누군가를 찾는 것처럼 두리번거리더니, 이들을 발견하고 폭행에 가세합니다.

잠시 후 또 한 명의 여성이 나타나자 여중생은 겁을 먹은 듯 아스팔트 바닥에 무릎을 꿇습니다.

여성과 남성들은 무릎을 꿇은 학생의 복부와 얼굴을 수차례 때리고 걷어차고 밟습니다.

이렇게 사람이 다니는 횡단보도 한복판에서 뇌진탕을 입을 정도로 심한 폭행이 약 20분 동안 이어졌습니다


행인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은 가해자 세 사람을 인근 아파트에서 붙잡았습니다. 이들은 피해자와 한집에서 사는 부모와 오빠였습니다.

부모는 경찰과 구청이 진행한 조사에서 "아이에게 병원 진료를 위한 사전 설문지를 작성하도록 했지만 아이가 거부해 벌을 줬다"면서 "벌을 받던 중 맨발로 뛰쳐나가 아이를 잡는 과정에서 발생한 일"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과거 가정폭력이나 아동학대 등으로 112 신고가 접수된 이력은 없었습니다.

피해 중학생은 다음 날 본인 의사에 따라 쉼터로 분리 조치됐습니다.

경찰은 세 사람에게 접근금지와 통신연락 금지 등 긴급임시조치를 내렸으며, 구체적인 사고 경위를 조사 중입니다.

[최유나 디지털뉴스 기자 chldbskcjstk@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