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중 애인과 다투고 중학교 들어가 10시간 '숙면'한 40대 여성

경비 시스템 이상신호 '단순 오류'로 봐
건조물침입 혐의 송치, 검찰 '기소유예'

↑ 해당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는 사진/사진=연합뉴스

한밤중 애인과 다툰 40대 여성이 제주의 한 학교에 들어가 10시간 동안 숙면을 취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어제(17일) 제주동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달 12일 저녁 8시쯤 문이 잠기지 않은 제주시내 한 중학교에 40대 여성 A씨가 몰래 침입했습니다.

A씨는 다음날인 지난달 13일 새벽 6시까지 약 10시간 동안 교내 복도에서 잠을 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당시 학교에서 야근 중이던 교사는 무인 경비 시스템의 이상신호를 감지했지만, 단순 오류로 보고 별다른 조치 없이 문을 잠근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해당 학교 인근에 거주하는 A씨는 애인과 다투고 집에서 나왔다가 갈 곳이 없어 학교에 들어간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경찰은 지난달 20일 건조물침입 혐의로 사건을 송치했지만 검찰은 지난달 25일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습니다.

기소유예는 불기소 처분의 일종으로, 피의사실이 인정돼도 검사가 여러 사정을 참작해 재판에 넘기지 않는 것을 말합니다.

문제는 가장 안전해야 할 학교의 출입 보안이 불과 2년 만에 또다시 뚫렸다는 점입니다.

앞서 지난 2021년 4월 25일 저녁 7시쯤 제주시내 한 고등학교에서 한 학생이 사물함에 부패한 토끼 사체를 두고 나온 사건이 발생해 도내 학교 보안 관련 문제가 불거진 바 있습니다.

학교시설이 무방비로 노출될 경우 학생 안전 관리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만큼 시급한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제주자치도교육청 관계자는 "학교 자체적으로 보안교육을 실시하고 있다"며 "학교 시설 보안과 관련해 철저한 관리에 나서겠다"고 밝혔습니다.

[김누리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nu11iee98@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