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군이 5·18 민주화운동 주인공?…박용진 "박민식, 장관 자격 없다"

“계엄군이 민주화운동”·“의도적” 비판 제기
보훈처 “5·18 재단서 제공…팩트 담은 사진”

제43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을 맞은 오늘(18일) 국가보훈처(이하 보훈처)가 올린 사진이 논란입니다. 사진 구도가 군경에 맞서는 시민이 아닌 계엄군 쪽 각도에서 촬영돼 5·18 민주화운동의 의미를 왜곡했다는 비판이 쏟아졌습니다.

보훈처는 이날 자정 SNS를 통해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을 알리며 “오늘날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밑거름이 된 오월 정신을 잊지 않겠습니다”라는 글과 사진을 올렸습니다.

공개된 사진에 따르면 계엄군 대열 뒤편에서 광주시민을 찍은 것으로, 구도 3분의 2 이상이 총으로 무장한 계엄군이며 저 멀리 버스에 올라타 저항하는 민주열사들이 보입니다.

해당 게시물에는 ‘자유민주주의와 인권의 가치를 굳건히 지켜낸 오월정신’이라는 문구가 적혀있습니다. 무자비한 진압에 희생된 5·18 당시 상황에 대한 설명은 따로 없습니다.

이를 본 일부 네티즌들은 5·18 정신을 기리겠다면서 계엄군 시각에 가까운 사진을 사용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누가 보면 계엄군이 민주화운동한 줄 알겠다”, “이게 지금 5·18에 대한 당신들의 시각이라는 건가”, “다분히 의도적이지 않을까” 등의 반응이 이어졌습니다.

정치권에서는 박민식 초대 보훈처 장관 후보자의 자격을 의심하는 발언도 나왔습니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계엄군이 주인공인 이런 사진을 굳이 2023년 오늘의 대한민국에서 국가보훈처의 5·18 기념 이미지로 우리가 봐야 하냐”라며 “이런 사진을 5·18 기념 이미지로 승인하는 장관 후보자,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라고 지적했습니다.

다만 보훈처 관계자는 이날 노컷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광주 민주화운동을 담은 여러 사진을 활용해 제작 중인 콘텐츠 게시물 중 하나라며 5·18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조명한 게시물이 잇달아 올라올 예정이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이 사진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서는 “5·18 재단에서 제공받은 사진”이라며 “계엄군과 시민들이 대치하는 팩트를 담은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 기자 jzero@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