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컴퓨터를 해킹해 기말고사 시험지와 답안을 빼돌린 고등학생들이 4개월 전 중간고사 시험지도 훔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수법은 기말고사 때와 똑같았습니다.
이들이 해킹한 교사 컴퓨터만 16대였답니다.
정치훈 기자입니다.
【 기자 】
광주 모 고등학교 시험지 유출 사건은 한 번뿐이 아니었습니다.
기말고사 9과목을 비롯해 중간고사 때도 7과목의 시험지와 답안지가 유출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알려진 4과목과 달리 영어를 제외한 나머지 응시과목 모두를 훔쳐본 셈입니다.
시험지 자체를 빼낸 게 아니라 악성코드를 심어 일정 시간마다 화면을 캡처한 방식이었기 때문에 완벽한 형태는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유출 과목 모두 100점을 받지는 못해 오히려 의심을 피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교무실에 침입해 과목별로 교사 노트북 16대에 손을 댔는데, 1대당 20분쯤 걸렸습니다.
비밀번호가 설정돼 있었지만, 손쉽게 뚫었습니다.
▶ 스탠딩 : 정치훈 / 기자
- "본관 교무실 2곳과 별관을 돌며 2시간 넘도록 교사들의 노트북을 들여다봤지만, 학교 측은 전혀 눈치 채지 못했습니다."
▶ 인터뷰 : 경찰 관계자
- "비밀번호를 무력화시키는 것들, 용어도 전문 용어를 사용하고 그런 거에 비춰 봤을 때는 상당한 실력이 있는 걸로 (추정됩니다.)"
학생들은 중간고사 이후 악성코드를 지우고 기말고사 때 다시 설치했습니다.
최소 4차례나 학교에 침입하는 동안 경비 시스템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고 CCTV에도 찍히지 않았습니다.
교육청과 학교 측은 경찰에서 통보가 오면 재시험 여부를 논의할 예정입니다.
▶ 인터뷰 : 광주시교육청 관계자
- "상상도 못 했죠. 진짜 지금도 당혹스럽고 너무 안타까운데…. 지금 (재시험 등) 결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기 때문에…."
경찰은 포렌식 작업이 끝나는 대로 공범 여부 등 추가 조사를 벌인 후 두 학생을 송치할 예정입니다.
MBN뉴스 정치훈입니다. [pressjeong@mbn.co.kr]
영상취재 : 최양규 기자
영상편집 : 이우주
그래픽 : 송지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