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의 노트북에 악성코드를 심어 기말고사 답안지를 빼돌린 광주의 한 고등학교 학생들이 중간고사 때도 같은 수법으로 시험 답안지를 유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27일 광주 서부경찰서에 따르면 교무실을 침입해 기말고사 시험지와 답안지를 유출한 혐의(업무방해·건조물침입 등)로 입건된 광주 서구 A고등학교 2학년 재학생 B군 등 2명이 올해 중간고사 때부터 범행을 이어온 정황을 확인하고 수사 중이다.
B군 등은 지난 11일부터 13일까지 치러진 2학년 1학기 기말고사를 앞두고 교사들이 퇴근한 심야시간을 노려 창문을 통해 교무실에 침입해 시험문제를 유출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B군 등이 노트북에 설치한 악성코드로 모니터 화면을 저장한 뒤 시험지와 답안지를 확보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A 학교 학생들은 B군이 기말고사 시험을 치른 뒤 쓰레기통에 버린 쪽지가 답안지와 일치했다고 주장하면서 부정시험 의혹을 제기했었다. B군 등이 기말고사를 앞두고 시험지·답안지를 유출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과목은 지구과학, 한국사, 수학 Ⅱ, 생명과학 등 4과목이었다.
하지만 경찰은 이들이 중간고사는 7과목, 기말고사는 9과목 등 1학기 동안 16개 과목의 시험지·답안지를 빼돌린 것으로 보고 있다. 시험문제를 유출하지 못한 과목은 영어가 유일한 것으로 파악됐다. 교사 노트북에 설치한 악성코드는 중간고사 시험 답안을 빼낸 뒤 삭제했다가 기말고사를 앞두고 다시 교무실에 침입해 재설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좋은 대학에 가고 싶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두 학생이 올해 1월부터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보인다”며 “컴퓨터를 잘 다루는 학생이 악성코드 설치 등 범행을 주도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 = 진창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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