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취 여성 환자 성추행' 대학병원 인턴…수련의 생활 지속

2019년 수련의 과정 중 마취 환자 신체 접촉
준강제추행혐의로 지난 5월부터 재판
서울대병원 "범죄 경력 조회했지만 기소 전이라 몰랐다"

↑ 기사와 직접 관련이 없는 자료 이미지 / 사진 = 연합뉴스

마취 상태인 여성 환자를 성추행해 재판에 넘겨진 수련의(인턴)가 서울대병원으로 옮겨 계속 수련의 생활을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2019년 서울아산병원 산부인과에서 수련의 생활 중이던 A 씨는 마취된 환자의 신체 부위를 반복해 만지고 성희롱성 발언으로 정직 3개월 징계를 받았습니다. 그는 함게 있던 다른 전공의들에게 "좀 더 만지고 싶으니 수술실에 있겠다"와 같은 엽기적인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논란이 커지자 아산병원 측은 지난해 4월 A 씨의 수련 취소를 결정했고, A 씨는 준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돼 지난 5월부터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15일 KBS 보도에 따르면 A 씨는 올 초 서울대병원의 정형외과로 자리를 옮겨 계속 수련의 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서울대병원은 "3월 1일 자로 임용돼 현재 근무 중인 것이 맞다. 전공의 채용 합격자를 대상으로 성범죄 및 아동학대 관련 범죄 경력 조회를 실시하고 있다"고 말하며 A 씨 역시 범죄 경력을 조회했지만 기소되기 전이어서 해당 사실을 미처 파악하지 못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사건을 접수한 서울 송파경찰서는 지난 2월 A 씨에게 준강제추행혐의를 적용해 기소 의견으로 서울동부지검에 사건을 송치했고, 검찰은 지난 5월 A 씨를 불구속 기소했습니다. 서울대병원 수련의 채용 과정은 올해 2월 시작됐습니다.

서울대병원은 해임 징계자의 재취업은 5년 동안 금지하고 있지만, A 씨는 이 조항에 적용되지 않았습니다. 2019년 당시 서울아산병원은 A 씨에게 정직 3개월과 함께 수료 취소 징계 처분 및 해임 절차에 들어갔지만 A 씨가 해임되지 전에 먼저 퇴사를 했기 때문입니다.

서울대병원 관계자는 "일단 우리 구성원이다. 현재는 무죄인 건 맞고, 무죄로 추정하는 게 맞다"라고 밝혔습니다. 현재 6개월째 재판을 받고 있는 A씨는 법정에 출석하지 않거나 제대로 진술하지 않아 판사에게 구속될 수 있다는 경고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내년 2월이면 A 씨는 수련의 과정을 수료하고 전공의 지원이 가능해집니다. 재판에서 성추행 혐의가 인정돼 유죄가 확정되어도 A 씨의 의사면허는 박탈할 수 있는 방법은 없습니다. 현행의료법상 '의료 관련 법령'을 위반해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았을 때만 의사면허를 취소할 수 있습니다.

이에 누리꾼들은 "나중에 자기 병원 생기면 어떻게 변할지 모른다", "의료계를 위해서라도 다시는 발을 못 붙이게 해야 한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A 씨에 대한 다음 공판은 오는 25일 예정돼 있습니다.

[디지터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