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윤성이 지난 8월 31일 서울동부지법에서 열리는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며 취재진의 마이크를 발로 차고 있다. (왼쪽 상단은 강윤성의 얼굴. 강윤성의 신상 공개가 결정된 바 있다) / 사진 = 연합뉴스, 서울경찰청 제공 |
전자발찌를 훼손하고 여성 2명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56세 강윤성이 국민참여재판을 원치 않는다고 했던 기존 입장을 번복했습니다. 강윤성은 "국민참여재판을 통해 객관적으로 판단 받고 싶다"며 "객관적으로 정말 저는 흉악범이 아닌데 그런 거 가지고 매도한다"고 울먹이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9일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12부(부장판사 박상구)는 강도살인, 살인, 사기, 공무집행방해, 전자장치부착법 위반, 여신전문금융업법 위반, 전기통신사업법 위반 등 7개 혐의로 구속 기소된 강윤성의 공판준비기일을 열었습니다.
이 자리에서 강 씨는 국민참여재판을 희망한다는 입장을 내비쳤습니다. 앞서 "저한테 사형 사고를 내린다고 해도 아무 이의제기를 하지 않을 만큼 각오가 돼있다"며 국민참여재판을 원치 않는다고 했던 자신의 발언을 번복한 겁니다.
강 씨는 입장을 번복한 이유에 대해 "1차 공판 당시 정신과 약을 복용하고 있어 정신이 몽롱했다'며 "공소장에 과장된 내용이 많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피해자분들의 명예를 실추시키고 싶지 않아서 침묵하고 인정해왔다"며 "어딜가도 '저 살인자 아니야', '나쁜 XX 아니야'라고 한다"고 억울함을 표출했습니다. 덧붙여 "(국민참여재판을 통해) 진실로 정면 돌파하고 싶다"고도 했습니다.
재판 말미에는 "객관적으로 정말 저는 흉악범도 아닌데 그런 거 가지고 매도한다"며 울먹이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 전자발찌 훼손 전후로 여성 2명 살해 혐의를 받는 강윤성이 지난 9월 7일 오전 송파경찰서에서 서울동부지검으로 이송되고 있다. / 사진 = 연합뉴스 |
강 씨는 여성 2명을 살해한 혐의를 인정하면서도 공소 내용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하는 부분도 있었습니다. 강 씨는 첫 번째 살인에 대해 "낭심을 잡혀 무의식적으로 칼을 잡았을 뿐 피해자를 위협하려 하지 않았고 계획적인 살인도 아니었다"고 공소장에 기재되지 않은 내용을 진술했습니다. 또 두 번째 살인에 대해서는 당시 피해자가 자신에게 했던 말이 사실과 다르게 공소장에 적혔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박상구 부장판사는 "배심원 시각에 따라 양형까지 판단하게 되는데, 이것도 다 고려한 것이 맞나"라고 물으며 국민참여재판 신청 의사를 재차 확인했고, 강 씨는 "그래도 하고 싶다"고 의사를 밝혔습니다. 오히려 자신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는 국민참여재판을 '억울하다'며 신청한 겁니다.
강 씨가 국민참여재판에 대한 입장을 번복함에 따라 재판부는 적정 여부를 심리해 내달 열릴 공판준비기일에 결정하겠다고
한편 강 씨는 지난 8월 26일 40대 여성 A씨를 살해한 뒤 이튿날 오후 전자발찌를 끊고 도주했으며 29일 새벽에는 50대 여성 B씨를 차량에서 살해한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됐습니다. 검찰은 강 씨의 사이코패스(반사회성 성격장애) 성향이 범죄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