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에 피해 전가…‘폭탄 돌리기’ 양상
↑ 사진=머지포인트 홈페이지 캡처 |
마트와 편의점 등 ‘무제한 20%’ 할인 판매를 내세워 누적 가입자수 100만 명, 발행 포인트 1000억 원이 넘은 머지포인트가 돌연 포인트 판매를 중단하고, 사용처를 대거 축소했습니다. '폰지 사기' 가능성까지 제기되자 일부 이용객들은 한밤 중에 본사 앞으로 몰려들어 환불을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또 일부 소비자들은 남은 포인트를 빠르게 사용하기 위해 상황을 미처 파악하지 못한 가입 가맹업체를 찾아가 대량 결제를 한 것으로 알려져 피해가 고스란히 자영업자에게 돌아가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 결제한 머지포인트를 환불받으려고 몰려든 사용자들 / 사진=머지포인트 피해자 카페 게시물 캡처 |
전날(12일) 밤 서울 영등포구에 있는 머지포인트 운영사 머지플러스 본사에는 결제 금액 일부라도 환불받으려는 가입자 수백 명이 전국 각지에서 몰려들었습니다. 결제한 포인트를 돌려받지 못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커지자 본사를 찾아가 대면 환불을 요구했습니다.
이들은 수백 미터의 줄을 서서 환불 합의서를 작성했습니다. 자차를 몰고 온 사용자들로 한때 긴 주차 줄이 늘어서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날 본사를 찾아오지 못한 사람들은 ‘머지포인트 피해자’라는 이름의 카페에서 합의서를 대필해줄 수 있냐는 문의 글이 올라왔습니다. 또 “현장 상황을 말해달라”, “지금 지하철 첫 차 타고 가고 있다” 등의 글이 속출했습니다.
이에 경찰은 “아직 큰 충돌 없이 합의서를 쓰고 돌아가는 상황”이라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 (왼쪽부터) 머지포인트로 결제한 음식,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일부 소비자 반응 / 사진=온라인 커뮤니티캡처 |
높은 할인율을 내세워 급성장한 머지플러스가 돌연 판매 및 서비스 임시 중단을 선언하자 가입자들은 ‘먹튀’ 아니냐며 논란이 일었습니다. 머지플러스 측은 고객이 신청 페이지를 통해 접수하면 순차적으로 90%를 환불하겠다고 밝혔지만 처리 기간에 대한 안내는 없었습니다.
환불 여부 및 시기가 불투명해지자 일부 이용자들은 빠르게 포인트를 소진하겠다며 포인트 사용이 가능한 가맹업체에 몰려들었습니다. 이에 머지포인트로 음식을 대량 주문하는 일이 생겼고, 해당 상황을 알지 못했던 가맹업주들은 결제금을 언제 정산 받을지 모른 채 기약 없이 기다려야하는 상황에 처했습니다. 이에 모든 피해를 자영업자들이 떠안는 것 아니냐며 머지포인트 ‘폭탄 돌리기’ 문제가 제기됐습니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머지포인트 사용이 가능한 업체 이름을 공유하며, 수십만 원 어치를 대량 결제했다는 인증글이 속속 올라왔습니다.
이에 일부 네티즌들은 “나만 아니면 된다”, “가맹점 걱정을 왜 함”, “포인트는 써야지”라는 반응이 나온 가운데, 다른 네티즌들은 “대기업 계열 프랜차이즈는 발 빠르게 머지포인트에서 발 빼니까 영세한 소상공인만 죽어난다”, “자기만 아니면 된다는 인식에 경악을 금치 못하겠다” 등의 반응을 보였습니다.
일각에서는 자영업자들의 피해를 방지하자며 머지포인트를 쓰지 말라는 글이나, 결제를 막아놓지 못한 가맹점 리스트를 만들어 전화를
한편, 머지포인트 운영사 머지플러스는 전자금융업자 신고를 하지 않고 모바일 상품권 발행 영업을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금융감독위원회는 선불전자지급 수단에 해당한다고 판단하고 위법성(전자금융업 미등록 영업)을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 기자 jzero@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