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도쿄올림픽 개막식을 생중계한 MBC가 각국 선수단 소개 때 부적절한 사진과 문구를 사용한 것과 관련해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MBC는 중계 당일인 지난 23일 "해당 국가와 시청자 여러분께 사과드린다"고 밝혔으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각종 커뮤니티에서는 누리꾼들의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MBC는 이날 우크라이나 대표팀이 등장할 때 1986년 체르노빌 원전 사고 현장 사진을 내보냈고, 엘살바도르 대표팀이 등장할 때는 비트코인 사진을 송출했다. 아프가니스탄 입장 때는 양귀비 사진을 내보냈다. 아프가니스탄이 양귀비 세계 최대 생산국인 것은 맞지만 현지에서도 재배는 불법이다. 도미니카 공화국 입장 때는 메이저리그 시절 금지약물을 사용한 야구선스 데이비드 오티즈 사진을 띄웠다.
아이티 대표팀이 등장할 때는 '대통령 암살로 정국은 안갯속'이라는 문구를 띄웠고, 루마니아 대표팀을 소개할 때는 영화 '드라큘라'의 사진을 송출했다.
또 노르웨이를 소개할 때는 연어 사진, 이탈리아 소개에는 피자 사진을 사용했다.
이외에도 중계진이 칠레 대표팀을 소개할 때 "산티아고 순례길로도 또 많은 분들에게 익숙한 나라"라고 소개한 점도 문제가 됐다. 중계진이 칠레의 수도인 산티아고와 스페인 등을 거치는 산티아고 순례길을 혼동한 것.
해당 자료화면은 페이스북과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 SNS를 중심으로 확산해 국제 사회의 뭇매를 맞고 있다.
러시아 출신 방송인 일리야 벨랴코프는 이와 관련, 자신의 SNS에 "대한민국 선수들이 입장했을 때 세월호 사진 넣지, 왜 안 넣었어? 미국은 9·11 테러 사진도 넣고"라며 분노를 표출했다.
벨랴코프는 "도대체 얼마나 무식하고 무지해야 폭발한 핵발전소 사진을 넣느냐"며 MBC의 개막식 중계를 힐난했다.
MBC는 논란이 지속하자 지난 24일 입장을 내고 재차 사과했다. MBC는 "개회식에 국가별로 입장하는 선수단을 짧은 시간에 쉽게 소개하려는 의도로 준비했지만, 당사국에 대한
이어 "변명의 여지가 없는 잘못"이라며 "사안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영상 자료 선별과 자막 정리 및 검수 과정 전반에 대해 철저히 조사한 뒤 그 결과에 따라 엄정한 후속 조치를 취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상현 매경닷컴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