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MK스포츠 DB] |
김여일 흥구생명 단장은 '단지 선수 보유 권리 유지 차원'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등록 마감일까지 선수로 등록시키지 않을 경우 이 두 선수를 자유계약선수(FA)로 풀어줘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전히 우려의 목소리는 더욱 거세지고 있다. 선수 등록 뒤에는 언제든 코트에 복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흥국생명은 "피해자들에게 용서를 받기 전까지 징계를 해제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기에 비난은 더욱 거세질 수 밖에 없다.
특히 김 단장은 "이재영은 흥국생명에서 뛰게 하되 이다영은 해외에서 활동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사실상 코트 복귀 수순이다. 게다가 이미 모든 계획을 다 짜 놓은 시나리오대로 움직이는 모습이다.
국민들을 더욱 화나게 하는 것은 현재 상황이다.
누구도 책임진 사람이 한 명도 없고 이다영·이재영 자매는 이후 가해 사실을 인정하고 자필 사과문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게재했지만 자필 사과문은 SNS 계정 탈퇴와 함께 사라졌다.
이 뿐만이 아니다. 이다영·재영 자매는 지난 4월부터 법률대리인을 선임해 피해를 주장하는 이들과 소송전을 벌이고 있다. 이에 대해 김 단장은 "피해자가 이재영, 이다영이 공식적으로 사과문을 발표하면 직접 만나 화해하겠다는 뜻을 밝혔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하지만 이후 피해자가 선수 측과 연락 및 만남을 거부하고 있는 데다 선수들이 폭로 내용 중 사실이 아닌 것도 있다고 주장하고 있어 소송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재영·다영 자매는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억울한 부분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밝힌 적이 없다.
물론 사상 초유의 사태에 한국 프로배구의 흥행까지 찬물을 끼얹은 이후 제대로 된 사과 조차 없었다. 이다영·이재영 자매는 SNS 계정 삭제 후 피해자를 향한 사과와 과거 잘못에 대한 반성의 뜻을 내비쳤던 적이 없었다. 자필 사과문 역시 피해자 요구에 따라 썼다는 설명도 국민들을 더욱 분노하게 만드는 부분이다.
게다가 흥국생명의 '쌍둥이 지키기' 행보는 적극적이다. 이달 초 이다영의 그리스 리그 이적설이 나오자 대한민국배구협회에서 국제이적동의서(ITC)를 발급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에 흥국생명측은 선수의 권리를 침해하는 일이라고 반발했다는 얘기가 전해진다. 당시 흥국생명은 "선수가 독단적으로 추진했다"고 입장을 밝혔지만 이후 "이다영의 해외 이적은 구단이 비밀리에 직접 추진한 것으로 확인됐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또 흥국생명 구단은 KOVO 이사회에서 악성 댓글에 대응하는 선수 인권보호센터 설치를 제안하기도 했다.
불과 4개월.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던 두 선수의 복귀 행보는 배구팬 뿐만 아니라 국민들
선수 등록을 한다는 것 만으로도 배구계는 떠들썩해지고 있다. 만약 코트 복귀가 현실이 된다면 이전의 파장을 뛰어 넘는 더 큰 논란의 중심에 설 수 있다.
[조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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