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을 맞고 난 뒤에 몸이 안 좋으면 하루나 이틀 쉬게 하는 회사가 많죠.
그런데 백신 휴가가 '그림의 떡'인 노동자들이 적지 않습니다.
휴가를 쓰면 고스란히 하루 수입을 날려야 하기 때문에 몸이 아파도 출근을 해야 하는 겁니다.
백신 휴가의 사각지대에 있는 노동자들을, 정태진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 기자 】
10년째 가사노동자로 일해온 69살 김용순 씨.
지난주 백신을 접종했고, 몸이 아팠지만 일터로 나갔습니다.
▶ 인터뷰 : 김용순 / 가사노동자
- "백신을 맞고도 쉴 수가 없잖아요. 사실은 일을 가야 하는데 좀 몸이 아파요. 보상을 준다든가 그런 것은 정규직으로 있는 사람들에게 한하죠. 우리 가사노동자들은 가서 일해야 돈을 받기 때문에…."
대리운전 기사로 일하는 60살 김종호 씨는 백신 접종을 앞두고 있지만 고민이 많습니다.
백신 접종 뒤 이틀 정도 아프다고 들었는데, 출근을 못 하면 그만큼 손해를 감수해야 합니다.
▶ 인터뷰 : 김종호 / 대리운전 기사
- "저희 같은 경우에는 일반적인 급여생활자들하고 다르게 회사에서 하루 이틀 쉰다고 해서 임금을 보전해 주는 게 아니기 때문에…."
▶ 스탠딩 : 정태진 / 기자
- "정부는 백신 접종 이후 이상반응을 고려해 백신 휴가를 권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리 운전, 배달 기사와 같은 플랫폼 노동자와 특수고용 노동자들이 사실상 백신 휴가를 사용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근로기준법 테두리 밖에 있다 보니 백신 휴가를 요구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일을 못한다고 해서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 인터뷰 : 손영래 /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 (지난 3월 28일)
- "수입에 차질이 생길 수 있는 다양한 경우의 수가 존재하기 때문에 비용지원을 하기도 현실적으로 쉽지 않고…."
플랫폼노동자, 특수고용노동자는 직업 특성상 다른 사람과 접촉이 많습니다.
이들의 접종률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섬세한 정책적 배려가 필요합니다.
MBN뉴스 정태진입니다. [ jtj@mbn.co.kr ]
영상취재 : 김재헌 기자, 배병민 기자
영상편집 : 한남선
그래픽 : 최진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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