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 재정뿐 아니라 환자들의 주머니도 줄줄 새고 있습니다.
병원에서 사용하는 침대보, 당연히 병원이 기본적으로 지급해야 하는 품목인데요.
여기에 링거줄을 고정하는 클립을 끼워넣어 환자에게 치료비로 청구하는 양심불량 병원이 부지기수입니다.
심가현 기자가 단독보도합니다.
【 기자 】
한 의료기기 제조회사가 병원에 납품하는 '침대보 세트'입니다.
병원 침대에 씌우는 침대보에, 링거줄을 고정하는 의료기구용 클립을 더해 만들었습니다.
▶ 스탠딩 : 심가현 / 기자
- "침대보 세트 앞에는 이렇게 클립이 동봉되어 있는데요. 침대보 자체는 의료기기도 아니고 환자에게 비용을 청구할 수 있는 품목도 아닙니다. 그런데 여기에 클립을 더하면 환자는 병원에 비용을 내야 합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연관성이 적은 두 품목묶음을 병원이 환자에게 비용을 청구할 수 있는 비급여 품목으로 인정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병원은 침대보만 쓰고, 정작 환자가 비용을 부담하는 클립은 그냥 버리기 일쑤입니다.
▶ 인터뷰(☎) : ○○대학병원 간호사
- "보통 그러면 필요한 거만 놔두고 다 버려요. 다 버려요. 저희 다 쓸만한 것만 쓰고 거의 대부분이 그럴 거예요."
실제로 한 병원은 이 침대보 세트를 업체로부터 8,000원대에 사들인 뒤, 환자들에게 50% 차익을 더한 12,000원대의 비용을 청구하고 있었습니다.
막상 클립 가격은 2천 원대에 불과합니다.
그런데도 850병상에서 한 달에 이 세트 4,000여 개를 사용하며 매달 천 만원이 넘는 차익을 보고 있는 겁니다.
담당 기관은 실태를 알면서도 사실상 손을 놓고 있습니다.
▶ 인터뷰(☎) : 한국의료기기안전정보원 관계자
- "한 신고품 안에 구성품으로 그걸 넣었다고 하면 그렇게 판매를 해도 되고요. 포장 단위 자체는 제조원에서 관리하게 되어 있기 때문에 저희가 확인하지는 않아요."
부실한 관리 감독 아래, 애꿎은 환자들만 손해를 보고 있습니다.
MBN뉴스 심가현입니다. [gohyun@mbn.co.kr]
영상취재 : 김재헌 기자
영상편집 : 이주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