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유 시중에 유통…농협 직원 개입

【 앵커멘트 】
화훼 농가에 지급되는 농협 면세유가 주유소에서 버젓이 팔리다 적발됐습니다.
화훼 유통업자들과 농민들이 면세유를 주유소에 넘겼는데, 농협 직원이 대가를 받고 눈감아줬습니다.
정원석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경기도 양주의 45살 김 모 씨가 운영하는 화훼유통 비닐하우스입니다.

화훼 농가로부터 들여온 화분과 다른 곳으로 배달할 종이 상자만이 가득합니다.

직접 씨를 뿌리고 재배하는 화훼 농가가 아니라는 것은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농협의 장부상에는 버젓이 농가로 등록돼 농가만이 받을 수 있는 면세유를 3만 리터나 타낸 사실이 적혀 있습니다.

농협 직원이 장부를 조작해 유통업자들을 농가로 등록시킨 뒤 면세유를 지급받도록 눈감아줬기 때문입니다.

▶ 인터뷰 : 농협 직원
- "그때는 다 화분도 갖다 놓고 그러니까 당연히 농가인 줄 알았어요."

리터당 700원인 면세유를 농협으로부터 지급받으면 이들 유통업자는 다시 천 원에 주유소에 넘겼습니다.

주유소 업자는 시중가와 비슷한 1,400원에 일반소비자에게 판매해 차액을 남겼습니다.

▶ 인터뷰 : 이 모 씨 / 주유소 운영
- "결제한 만큼은 주유소로 갖다주고 나머지 차액은 현금으로 주는 겁니다."

이렇게 해서 지난 2006년 10월부터 올 3월까지 양주 일대에서만 215만 리터, 15억 원 상당의 면세유가 시중에 팔려나갔습니다.

지금까지 밝혀진 관련자들만 44명으로 이들에게 돌아간 이득을 합치면 15억 원에 달합니다.

일부 농민은 농협 직원이 농가별로 받아야 할 면세유의 양도 조작했다고 말합니다.

▶ 인터뷰 : 박 모 씨 / 양주시 농민
- "3만 정도는 내려왔는데, 1만 8천 정도밖에 못 받은 거에요. 그런데 감사 때 걸려서…."

경찰은 부정한 방법으로 면세유를 유통한 화훼 유통업자와 농민, 주유소 업자와 농협직원 등 44명을 입건해 조사하고 있습니다.

MBN뉴스 정원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