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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척] 시각장애인 울리는 키오스크…"어딜 눌러야 하나"

기사입력 2021-01-23 05:00 l 최종수정 2021-01-25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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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턴[기]자가 [척]하니 알려드립니다! '인기척'은 평소에 궁금했던 점을 인턴기자가 직접 체험해보고 척! 하니 알려드리는 MBN 인턴기자들의 코너입니다!


"이거 하나만 누르면 나도 먹을 수 있는데…"

집 앞 가게에서 마카롱을 사고 싶은 시각장애인 김한솔 씨의 작은 소망은 오늘도 키오스크에 가로막힙니다. 시각장애가 있는 그에게 '무인 키오스크 매장'서 주문하기란 하늘의 별따기 만큼 어렵습니다.

사진=유튜브 채널 '원샷한솔' 영상 캡처
↑ 사진=유튜브 채널 '원샷한솔' 영상 캡처

13만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브 채널 '원샷한솔'을 운영 중인 그는 영상을 통해 키오스크 주문의 어려움을 고백하기도 했습니다. 어제(22일) 기준 조회수 126만 회를 기록한 해당 영상엔 편리한 키오스크의 이면에 놀란 듯 미처 알지 못했다는 댓글이 가득합니다.

정안인의 시선에선 포착하지 못하는 시각장애인들의 불편함. 제가 직접 체험해봤습니다.

▶ 눈 감고 키오스크 이용해보니…'그림의 떡'

지난 9일 한 식당에 방문해 직접 눈을 감고 키오스크 주문을 시도했습니다. 눈을 감자마자 어디를 눌러야 할지 막막함이 몰려왔습니다. 화면 이곳저곳을 눌러도 키오스크는 묵묵부답이었습니다. 터치스크린 기반의 키오스크를 '시각'의 도움 없이 사용하는 것은 어려움을 넘어 불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시각장애인 김한솔 씨는 "키오스크가 매장의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고, 가까스로 찾아도 어디를 눌러야 되는지도 모르겠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이어 "이거 하나만 누르면 나도 먹을 수 있는데 그러지 못해 매번 속상하다"고 말했습니다.

시각장애VR 어플리케이션 'VIVR'로 본 키오스크 화면 / 사진='VIVR' 화면 캡처
↑ 시각장애VR 어플리케이션 'VIVR'로 본 키오스크 화면 / 사진='VIVR' 화면 캡처

저시력 시각장애인들의 상황은 좀 다를까요.

백내장(왼쪽 위), 망막증(왼쪽 아래), 황반변성(오른쪽 위), 녹내장(오른쪽 아래)이 있는 사람의 시야를 보여주는 애플리케이션으로 키오스크 화면을 살펴봤습니다. 질환에 따라 화면이 뿌옇게 보이기도, 화면 중심부가 까맣게 보이기도 했습니다. 키오스크 주문이 어려운 것은 저시력 시각장애인들에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시각장애인 20대 허우령 씨는 "다른 손님들 앞에서 직원에게 (키오스크로 주문할 수 없는) 사정을 이야기하는 게 민망하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이어 "키오스크를 써보려 해도 뒤에 사람이 있는 게 느껴지면 눈치가 보여 포기한다"고 털어놨습니다.

시각장애인 30대 박 모씨는 "주방에서 바쁘게 일하는 직원에게 도움을 청하면 나 때문에 하던 일을 멈춰야한다"며 "꼭 가시방석이 된 것 같다"고 토로했습니다. 그러면서 "마음이 다치지 않는 따뜻한 서비스를 받고 싶다"고 호소했습니다.

▶ 장애인 접근성 고려한 키오스크, 21곳 중 단 한 곳

장애인등편의법 제4조는 장애인들의 자유로운 정보 접근권을 보장하고 있습니다. 시각장애인들의 정보 접근권을 보장하는 장애친화 키오스크를 일상에서 쉽게 볼 수 있을까요?


지난 9일, 21곳의 키오스크 운영 식당을 찾아갔습니다. 그 중 화면 확대 기능을 제공하는 등 시각 장애인의 접근성을 고려한 키오스크는 단 한 곳. 전체의 4.8%에 불과했습니다.

L패스트푸드사는 저시력 고객을 위한 돋보기 기능을 제공하고 있었습니다. 또 화면의 장애인 표시를 누르면 직원이 와 도움을 받을 수도 있었습니다. L사 관계자는 "고객들의 의견을 지속적으로 시스템에 도입해 개선을 해나가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L패스트푸드사 키오스크 화면(왼쪽), '돋보기' 기능을 사용한 화면(오른쪽) / 사진=MBN
↑ L패스트푸드사 키오스크 화면(왼쪽), '돋보기' 기능을 사용한 화면(오른쪽) / 사진=MBN

장애인의 접근성을 보장하는 키오스크, 왜 일상에서 찾기 힘든 걸까요? 이는 장애인의 키오스크 접근성을 보장하는 법률이 공공영역에만 적용되고 민간영역까지 규제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최혜영 의원은 작년 8월 민간영역의 키오스크 및 모바일 응용소프트웨어 등에도 장애인의 접근성을 보장하는 의무를 명시한 '장애인 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습니다.

척수장애가 있는 최 의원은 MBN과 통화에서 "국회 소통관 앞 커피숍에도 키오스크가 있지만 휠체어를 탄 채 (화면 상단에) 손이 닿지 않아 이용할 수가 없다. 시각장애인의 경우 점자도 없고 음성안내도 없는데 어떻게 이용할까 싶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이 법안이 통과되면 장애인들도 식당이나 상점 등 민간 영역의 키오스크를 쉽게 이용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전망했습니다. 다만 최 의원은 민간업체의 비용 부담을 덜기 위해 정책적 지원이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 '음성안내·물리적 키패드' 제공 키오스크 확대돼야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김훈 연구원은 시각장애인의 키오스크 접근성을 보장하기 위한 방법으로 '음성안내'와 '점자 표시 키패드'를 제시했습니다. 김 연구원은 "은행 ATM처럼 시각장애인이 이어폰으로 음성안내를 들으며 물리적 키패드로 조작을 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이어 "키오스크 화면을 스마트폰으로 보며 원격으로 주문할 수 있는 기능도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국민의힘 김예지 의원 / 사진=김예지 의원실 제공
↑ 국민의힘 김예지 의원 / 사진=김예지 의원실 제공

시각장애인 당사자인 국민의힘 김예지 의원은 MBN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코로나19 사태로 비대면 문화가 확산하면서 음식점 등지에서 키오스크 도입이 가속화되고 있다. 하지만 시각장애인들의 키오스크 접근권은 현저히 낮은 실정이다"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특정 집단을 위한 정보 접근권 보장이 아니라 어느 누구도 배제되지 않는 기술 개발에 초점을 맞춰나간다면 시각장애인 뿐만 아니라 지체장애인이나 어린이, 노인층 등 누구도 배제되지 않는 소비자로서의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송지우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 thdwldn9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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