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올해 수능 시험장에서는 후배들의 열띤 응원도, 함성도 들을 수 없었지만, 부모들의 간절한 마음은 똑같았습니다.
방역복을 입고 온 수험생도 있었고, 고사장을 잘못 찾거나 수험표를 두고 와 애를 태운 수험생들도 있었습니다.
어제 하루 수능 시험장의 모습을 정태진 기자가 담아봤습니다.
【 기자 】
- "엄마가 안아줄게, 잘 보고 와 잘할 수 있어"
어두컴컴한 새벽, 한 학부모가 수험생과 함께 포옹하고,
또 다른 학부모는 수험생인 자녀가 혹시나 춥지는 않을까 옷을 여며주며 볼을 어루만집니다.
고사장 앞에서는 예년과 다른 풍경이 펼쳐졌습니다.
후배들의 요란한 수능 대박 응원도, 따뜻한 차를 건네는 손길은 사라졌고,
대신 마스크를 판매하는 상인만 간간이 눈에 띄었습니다.
감독관들은 정문 앞에서 수험생들이 마스크를 착용했는지 일일이 확인했고,
- "출발! 출발!"
고사장에 늦은 일부 수험생은 자원봉사자와 경찰 오토바이를 타고 황급히 도착했습니다.
인천의 한 고사장에는 하얀 방역복으로 온 몸을 감싼 수험생이 등장해 눈길을 끌기도 했습니다.
시계를 챙기지 못한 자녀를 위해 부랴부랴 고사장을 찾은 부모도 있었고, 교문이 닫힌 뒤에도 자리를 떠나지 못한 채 간절히 기도하는 학부모들도 많았습니다.
▶ 인터뷰 : 주경미 / 수험생 학부모
- "너무 안쓰럽고 그동안 고생했던 생각이 많이 나서 왈칵 눈물이 나더라고요. 마음도 많이 아프고…."
▶ 인터뷰 : 신병철 / 수험생 학부모
- "시험을 잘 보든 못 보든 인생에 있어서 많은 시험도 있고 어려움도 있는데 일희일비하지 말고…."
수능 시험이 진행되는 동안, 서울 조계사와 전국 곳곳에서는 가족들의 간절한 기도가 이어졌습니다.
▶ 인터뷰 : 박규란 / 수험생 할머니
- "코로나 때문에 힘든 시기에 공부하느라 너무 고생 많았고 모든 수험생들이 다 같은 마음으로 편안하게 잘 보고 부정 없이 잘 봤으면…."
사상 초유의 코로나 수능을 치른 수험생들.
유난히 더 어렵고 힘들었던 지난 1년의 시간이 이렇게 끝이 났습니다.
MBN뉴스 정태진입니다. [jtj@mbn.co.kr]
영상취재 : 전범수 기자, 배병민 기자, 라웅비 기자, 김영진 기자, 김현석 기자, 이동학 기자, 김진성 기자
영상편집 : 송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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