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 새 국면…공방 2라운드

【 앵커멘트 】
정상문 전 비서관의 영장 기각으로 노무현 전 대통령을 직접 겨냥해 속도를 내던 수사는 일단 브레이크가 걸렸습니다.
검찰과 노 전 대통령 측의 공방은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습니다.
강상구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검찰은 영장에서 정상문 전 비서관의 혐의로 '포괄적 뇌물죄'를 적용했습니다.

100만 달러 수수의 공범으로 노무현 전 대통령을 보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밝히는 대목으로, 검찰 수사가 노 전 대통령을 직접 겨냥하고 있음을 확인시켜줍니다.

하지만, 영장 기각으로 정 전 비서관을 징검다리 삼아 노 전 대통령을 향해 빠르게 전개되던 수사에는 일단 제동이 걸렸습니다.

검찰이 입증해야 할 대목은 2가지.

첫째, 문제의 100만 달러를 노 전 대통령이 직접 요구했느냐, 둘째, 이 돈의 최종 종착지가 노 전 대통령이냐.

검찰은 '노 전 대통령 측 요청으로 돈을 줬다'는 박연차 회장의 진술을 받아놓은 상태입니다.

노 전 대통령이 돈 수수에 개입했다는 사실을 입증할 증거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돈의 최종 종착지와 관련해서 검찰이 확보한 진술은 "돈을 받아 권양숙 여사에게 전달했다"는 정 전 비서관의 말입니다.

이 돈이 노 전 대통령에게까지 흘러갔는지를 입증하는 건 별개의 문제입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집'이라는 모호한 표현을 동원해 돈의 종착지가 권 여사라고 스스로 밝혀놨습니다.

'뒤늦게 알았다'는 말로 돈 수수 과정에서도 거리를 뒀습니다.

검찰과 노 전 대통령의 팽팽한 대결은 직접 소환조사를 거쳐야 결론이 날 전망입니다.

그러나 영장 기각으로 수사에 일단 제동이 걸린 만큼 소환 시기는 애초 예상된 다음 주보다는 다소 늦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mbn뉴스 강상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