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작권 고소 남발…구직자 발목 잡아

【 앵커멘트 】
최근 저작권 침해 소송 남발로 청소년들 피해가 적지않아 관련 대책이 나왔습니다.
그런데 대책을 비웃기라도 하듯 일부 로펌은 여전히 묻지마식 소송으로 구직자나 사회 초년생들의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안형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공무원 시험을 준비 중인 28살 전 모 씨는 최근 빠듯한 시간을 쪼개 아르바이트에 나섰습니다.

한 로펌이 전씨가 인터넷에 올린 만화 서른 편 중에 1편을 저작권 침해로 고소해 합의금 백만 원을 마련하기 위해섭니다.

전 씨는 이번이 두번째 당하는 고소여서, 이런 식이라면 합의금만 3천만 원을 물어내야 할 판입니다.

▶ 인터뷰 : 전 모 씨 / 공무원 시험 준비생
- "집안 형편이 좋은 것도 아니고 결국엔 제가 다 해결해야 하는데…돈 버는 속도가 있으니깐, 몇 천만원이 한꺼번에 들어오면 사채 그길로 빠지든가, 전과자 돼야죠."

최근 어렵사리 취업한 30살 김 모 씨는 올해 초 고소장을 받아 들고는 자신의 눈을 의심했습니다.

2005년쯤 자신의 블로그에 음악 파일 1개를 퍼왔는데, 그게 고소를 당했기 때문입니다.

▶ 인터뷰 : 김 모 씨 / 회사원
- "관심도 안 갖고 있는데, 몇 년이 흐른 후에 보니깐 (음악 파일이) 올라와 있더라고요."

최근 검찰이 저작권 침해 사범과 관련해 청소년에 한해 1번은 불기소 처분한다는 방침을 내놨지만,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일부 로펌이 콘텐츠마다 소송을 제기하고 있어 한 차례 면책만으로는 쏟아지는 고소장을 피해갈 재간이 없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사전 경고나 제재도 없이 일단 고소부터 하고 보자는 묻지마식 행태는 여전합니다.

▶ 인터뷰(☎) : 포털 관계자
- "(저작권자에게서 삭제)요청이 들어오면 게시물 단위로 임시 중단 조치를 취하거든요. 그런데 그런 절차 없이 일방적으로 100건, 200건 인터넷에서 찾아가지고…"

▶ 스탠딩 : 안형영 / 기자
- "저작권자가 보호받아야 할 권리를 침해당했다면 법적 절차를 밟는 것은 당연합니다. 하지만 범법자 양산을 막는 동시에 저작권 보호라는 법익을 실현하려면 사회 구성원 대부분이 공감할 수 있는 처벌 기준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mbn뉴스 안형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