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참사 '경찰 간부' 피의자로 첫 조사

【 앵커멘트 】
용산 참사를 지휘했던 경찰 간부가 사건 발생 이후 처음으로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았습니다.
검찰은 직무 유기 혐의 등으로 기소할 방침이지만, 편파 수사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안형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용산 참사 전날 농성자들이 망루를 설치하는 걸 막기 위해 물대포가 쏟아집니다.

물대포를 쏘는 있는 사람은 경찰이 아닌 용역 직원.

검찰은 이와 관련해 용산서 경비과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조사했고, 조만간 용역 직원에게 물대포를 쏘도록 요청한 혐의를 적용해 기소할 방침입니다.

하지만, 백동산 용산경찰서장과 김석기 청장은 무혐의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백 서장은 당시 "경찰이 물대포를 쏴야 한다"며 경비과장에게 보낸 무전이 확인됐고, 김 청장은 "진압 당시 무전기를 꺼놨다"는 진술을 반박할만한 근거를 찾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검찰은 또 오늘 저녁 구속된 농성자 5명을 기소하는 한편, 물대포를 쏘고 유독한 연기를 피워 올린 용역직원에 대해서도 처벌을 검토 중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되면 참사 당시 강경 진압 여부를 제대로 밝히지 않은 채, 전날 상황만 문제 삼게 돼 편파 수사라는 비난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입니다.

게다가 경찰 내부에서조차 지휘관이 무전기를 항상 켜 놓는 것은 상식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어

검찰이 김석기 청장에게 면죄부를 주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피할 수 없습니다.

검찰은 내일 오전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사건을 사실상 마무리할 계획입니다.

mbn뉴스 안형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