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확산으로 자가격리자가 늘어나며 최근 젊은층 사이에선 자가격리 생활을 영상으로 담은 '브이로그(Vlog)'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격리 중 겪은 일이나 검체 채취를 하러 보건소에 가는 모습을 기록으로 남기고 공유하며 여러 사람들에게 위로를 얻는 모습이다.
한 유튜버는 병원에 입원 중 갑작스레 격리를 당했던 상황과 퇴원 과정을 영상에 담아 올리며 "악몽 같은 하루"였다고 표현했다. 지난달 23일 유튜버 '프로연우'는 종양 제거 수술을 하기 위해 입원 중 같은 병실에서 코로나 의심환자가 발견돼 병원에 격리됐다고 밝혔다.
그는"수술 일정도 미뤄지고 너무 당황스러웠다. 의사선생님도 직접 뵙지 못하고 전화로 얘기했다"고 심정을 털어놓았다. 의심환자가 음성 판정을 받아 격리는 하루만에 끝났지만 트라우마가 남았다. 그는 "(격리가 끝난 후) 집에 와서 죽은 듯이 잤다. 집안에서 나갈 수가 없고 나가더라도 엄청 조심할 것 같다"며 "인생이 이렇게 짧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또 다른 유튜버 '젠블리'는 최근 중국을 다녀와 자가격리된 경험을 공유했다. 남편과 함께 어플을 이용해 자가진단하는 모습과 코로나 검사를 위해 보건소에 갔다가 앰뷸런스를 타고 집에 돌아온 과정 등을 촬영했다. "독감 검사처럼 검사 과정이 괴롭다" "검사가 끝나면 이런 물건(마스크, 소독제 등)들을 챙겨준다"며 검사 받는 모습을 직접 영상에 담았다.
자가 격리 생활을 하면서도 우울감에 빠지지 않고 상황을 즐기려는 긍정적인 모습도 보인다. 중국 우한에서 돌아온 한 교민도 2주간 아산에서 격리 생활했던 경험을 찍어 올렸다. 유튜버 '코알라네 세탁소'는 아산 인재개발원에서 지낸 영상을 공유하며 "여기가 갑갑할 것 같은데 전혀 그렇지 않다. 오니까 너무 편하다"고 말했다. 한 여중생 유튜버는 음압 병상에 격리 입원하며 "혹시 입원한다면 전선을 정리하거나 빨래를 걸기 위해 빨래집게를 가져가세요"라는 팁을 공유하기도 했다.
자가격리 중인 사람들도 집 안에서 요리·운동 등 취미를 즐기거나 반려동물과 함께 지내는 브이로그를 다수 올리고 있다. 댓글엔 "격리 브이로그도 누군가 할 줄 알았다" "음성이라 다
최지혜 소비트렌드센터 연구원은 "자가격리를 하면 밖으로 나갈 수 없기 때문에 젊은 층 사이에선 댓글로 소통하고 격리된 다른 사람의 영상을 보며 위로를 받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금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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