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코로나)의 발원지인 중국 우한 에서 귀국한 우리 교민이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과 충북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서 생활한 지 6일로 1주일을 맞았다. 2차 귀국자 및 추가 입소자는 6일째다. 아산 528명, 진천 173명 등 모두 701명이 두 곳 인재개발원에 격리돼 임시생활을 하고 있다. 중국 당국의 전세기 이륙 허가 지연과 초기 지역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히는 등 우여곡절 끝에 고국에서 격리 생활을 시작한 이들 교민은 낯선 환경에 갈수록 잘 적응해가며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외출과 외부인 면회가 금지돼 대부분의 시간을 방 안에서 지내야하는 단조롭과 외로운 생활이지만 도시가 사실상 봉쇄돼 공포에 떨어야 했던 중국 우한에 비하면 훨씬 안전하고 편안하다는 게 교민들의 한결같은 목소리다.
이날 현재 지난 2일 새벽 아산 인재개발원에 수용된 20대 남성이 발열 증세를 보여 서울 국립중앙의료원으로 이송, 신종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고 치료 중인 것을 제외하고는 추가 유증상자는 없다. 지난 4일 진천 인재개발원 교민 1명도 기침·콧물 증상을 호소했으나, 질병관리본부의 검체 검사 결과 신종코로나 음성 판정을 받았다. 입소자들은 대부분 1인 1실을 배정받아 생활하고 있다. 식사는 매끼 외부에서 공급되는 도시락으로 하고 있으며 물, 휴지, 세면도구 등 구호 키트를 지급받아 사용하고 있다. 매일 오후 4시에는 제공되는 간식도 먹으며 이렇다 할 불편 없이 하루하루 지내고 있다. 실내에서는 TV 시청과 인터넷 사용을 할 수 있고 외부의 가족, 지인과는 수시로 전화 연락도 한다. 교민들은 매일 오전, 오후 2차례 체온 측정 등 자가 진단을 해 문진표를 작성한다. 이상을 느끼면 즉각 검체 검사를 받게 되고 유증상자로 분류되면 외부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는다. 교민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나 숙소 방문 바깥으로 내놓은 포스트잇 메모를 통해 자신들을 보듬어준 정부와 주민들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있다. 진천의 교민은 "답답하지만 고생해주시는 분들 덕분에 편히 잘 지낸다"며 "매번 아침 일찍부터 세심한 노고에 정말 감사드린다"고 자신들을 지원하는 정부 합동지원단 직원들에게 감사의 뜻을 표했다.또 다른 교민은 "좋은 숙소에서 충분한 지원을 받으며 부족한 것 없이 지내고 있습니다. 추운 날씨 속 경비하는 경찰분들 수고하는 모습에 안타까운 마음입니다"라고 미안해하기도 했다.한 교민은 언론과의 전화 통화에서 "불편한 것이 전혀 없다"며 "전국에서 답지하는 후원 물품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라고도 말했다.
교민 생활 장소로 지정되자 초기 "정부의 일방적 결정"이라며 격렬하게 반대했던 아산과 진천 주민들도 실제 수용 직전에는 마음의 빗장을 열어 이들의 수용을 용인했으며 이후로는 나아가 교민 응원에 나섰다.경찰인재개발원과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앞에는 '우한 교민의 안전귀가를 기원합니다', '우한 형제님들 생거진천에서 편히 쉬어가십시오' 등의 문구가 적힌 현수막이 내걸려 있다.주민들은 "우리가 반대하니 마음고생이 심했을 것"이라며 "이제는 편히 쉬다 안전하게 귀가했으면 좋겠다"고 입을 모았다.지방자치단체도 교민들이 편히 쉴 수 있도록 배려하는 한편 주민들의 불안감 해소에 주력하고 있다. 양승조 충남지사와 오세현 아산시장은 임시 집무실을 경찰인재개발원이 있는 아산 초사2통 마을에 설치하고 주민들과 수시 소통하고 있다.이시종 충북지사는 지난 5일 진천 인재개발원 인근 현장 상황실에서 간부회의를 주재해 인재개발원 일대에 대한 철저한 방역을 관계자들에게 당부했다.송기섭 진천군수도 현장 상황실에서 매일 회의를 주재, 상황을 점검하고 주민들과 정보를 공유하고 건의를 받는 등 소통한다.이들 지자체는 매일 지역을 소독하고 주민들에게 마스크와 손 세정제를 부족함 없이 나눠주고 있다. 지역 경제를 살리기 위해 공공기관 직원들의 외부 식당 이용하기, 농산물 팔아주기 운동도 펼치고 있다. 교민과 주민을 위한 각계의 지원도 잇따르고 있다. 서울시가 아산과 진천에 각각 1억원씩 긴급 구호자금을 지원했
[조한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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