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바지안 광구 개발권을 따낸 주역이 석유공사가 아닌 운 좋게 찾은 미국 로비스트였다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습니다.
실패 직전에 부랴부랴 찾은 인사였다고 하니, 자원외교 쾌거로 포장된 사업의 성패를 운이 결정한 셈입니다.
안형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한나라당 김정훈 의원이 석유공사에서 제출받은 이라크 바지안 광구 개발 추진 현황 자료입니다.
그런데 자료를 보면 지난해 5월부터 3개월 동안 갑자기 쿠르드 천연자원부와 연락이 끊기고, 면담조차 어려워졌다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8개 업체가 참여한 석유공사 컨소시엄이 11월 본계약 체결을 앞둔 시점입니다.
석유공사와 대형 업체들은 속수무책으로 손을 놓고 있자, 신생 자원 개발업체인 K사가 나섰습니다.
그런데 K사가 계약을 성사시킨 과정도 드라마를 연상시킬 정도로 극적입니다.
K사 관계자는 여기저기 수소문하다 자신의 회사에 지분을 투자한 회사의 고문이 이라크에 정통한 미국 로비스트라는 점을 알게 됐고, 이 사람을 통해 계약을 성사시킬 수 있었다고 증언했습니다.
▶ 스탠딩 : 안형영 / 기자
- "결국, 사업을 중도 포기를 해야 할 상황에서 우연하게 찾은 한 명의 외국 로비스트가 대형 프로젝트의 성패를 가른 셈입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우리나라 자원 외교력 부재의 현실을 보여주는 단면이라는 따끔한 지적도 터져 나옵니다.
▶ 인터뷰 : 김정훈 / 한나라당 의원
- "공적인 채널을 통하지 않고 특정 로비스트의 말에 좌지우지됐다는 것은 우리나라 자원 외교의 부재를 보여주는…."
자이툰 부대를 파견하는 등 남다른 열의를 보였던 이라크 재건 사업.
뿌린 만큼 거두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국제 인맥 관리와 시스템 구축이 절실하다는 지적입니다.
mbn뉴스 안형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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